소셜벤처 지원근거 내세운 벤처기업법 개정안 통과
소셜벤처 전년比 51% 증가, 100억 이상 투자된 기업 20여개
사회적 가치 향상 위한 기업⦁금융권 투자 전략 증가

[ESG경제= 김민정 기자] 최근 정부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해 가치를 만드는 ‘소셜벤처’ 육성을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ESG 경영 효과를 위해 소셜벤처 성장 지원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소셜벤처에 대한 지원 근거를 담은 법안인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소셜벤처업계 요청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소셜벤처를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향후 체계적인 육성책 마련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소셜벤처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기대감을 높였다.
소셜벤처 기업들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중기부에서 발표한 ‘소셜벤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셜벤처는 지난해 8월 기준 1509개사로 전년도에 998개에 비해 5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019년 기준으로 약 23억 원이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소셜벤처의 성장성은 기업들이 이미지를 제고하고 가치사슬을 정립해야 하는 ESG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으로도 거론된다. 소셜벤처가 사회문제 해결을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한 기업인만큼, ESG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책임에 대해 한결 수월한 이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를 들면 에너지 기업이 저탄소 배출이 목표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해 나가면서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실제 투자유치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소셜벤처 139개사에 투자된 비용은 총 5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당 평균 38억 원이지만, 1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받은 기업도 20여 개나 됐다.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금융권과 기업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SK는 최태원 SK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2019년 5월 SOVAC(Social Value Connect)을 출범하고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를 투자자들과 연결해 사회적 기업 투자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SK E&S는 지난 2019년부터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창업팀 육성, 관광 활성화, 신규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유통기업인 ‘GS SHOP’은 ‘소셜임팩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제조업체를 선발해 환경 파괴를 줄이면서 환경문제 해결까지 도모하는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GS SHOP은 직접 해당 업체 제품을 입점·유통하고 있다.
금융사들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사업모델로 발전시키는 소셜벤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창업교육을 통해 사회혁신 창업가를 지원하는 '하나 소셜벤처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벤처스, 임팩트 투자 전문기관 한국사회투자, 사회혁신 컴퍼니 빌더 언더독스 등이 참여하는 이 아카데미는 일반 벤처스타트업과 달리 사회 문제 해결과 비즈니스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소셜벤처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함께 창업 아이디어를 응원하고 평가하는 활동이다.
SC제일은행도 지난해부터 소셜벤처들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제일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청년제일프로젝트는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SC그룹에서 지원받은 자금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거나, 사태해결에 기여하는 청년 소셜벤처 12개 기업을 선정, 각 기업에 1년간 최대 3000만원의 경영 안정자금, 판로개척, 금융·IT 컨설팅 등의 지원활동을 펼치는 활동이다.
SC제일은행 최기훈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소셜벤처의 성장을 위해서는 경영지원자금뿐 아니라 판로개척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 기업가들이 이끄는 소셜벤처의 사회적 가치와 선한 영향력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