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 신발 선보여 호평
지속가능한 소재 활용한 디자인 개발에 힘써
태국 등지 하청사 노임체불 의혹..나이키 부인

[ESG경제=이진원 기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불과 며칠 사이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된 상충적 일들로 웃다가 울었다.
최근 선보인 친환경 신발이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제작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ESG경영의 E, 즉 환경 관련 긍정적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곧이어 캄보디아와 태국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논란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곧바로 악재를 맞았다.
임금 체불은 ESG의 S, 즉 사회와 관련된 이슈다. 기업이 공급업체에도 자사의 ESG 기준을 적용하는지, 수익의 일정 비율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거나 직원들이 지역사회에 자원봉사를 하게 장려하는지,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무 환경을 중시하는지, 고객을 윤리적으로 대하는지 등이 모두 S 관련 이슈들이다.
100% 재활용 신발 출시...친환경 경영으로 주목
나이키는 5일(현지시간) 재활용이 가능한 새로운 신발인 ‘나이키 ISPA 링크 액시스(Nike ISPA Link Axis)’를 출시했다. “100% 자원순환형 신발에 대한 최초의 탐구”라고 광고하면서 제품을 부각했다.
나이키에 따르면 이 신발은 모든 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다. 신발에는 연동되는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신발보다 더 적은 재료와 접착제를 썼다. 또 100%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스터 플라이니트(Flyknit) 갑피를 포함해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제작했다.

나이키는 “좋은 신발은 유연하고 내구성이 뛰어나야 한다”면서 “통상 디자이너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접착제 등을 사용하지만 그로 인해 신발을 분해하고 재활용하기 거의 불가능해진다. (중략) 분해할 수 있는 신발을 만들면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제품 수명 주기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며 이 제품이 ‘환경’에 신경을 쓰고 만든 제품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나이키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신발 디자인을 개발해 옮으로써 ESG의 E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에는 우주 쓰레기로 만든 제품으로 구성된 ‘스페이스 히피(Space Hippie)' 컬렉션을 선보였고, 2020년 올림픽에 맞춰 내놓은 제품도 폐기물을 최소화한 제품이라고 선전했다.
이런 나이키의 친환경 노력에 외신은 “지구를 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발”이라든가 “나이키, 접착제 없이 재활용 가능한 신발 선보여” 등 제목의 기사로 관심을 드러냈다.
임금 체불 가능성 알려지며 S 관련 이슈로는 체면 구겨
하지만 나이키가 이런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불과 며칠 뒤인 11일 로이터통신은 “12명 넘는 투자자들이 7일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에게 ’캄보디아와 태국 의류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공장 폐쇄로 나이키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이키가 환경 면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올렸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오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은 나이키에 캄보디아와 태국에 있는 두 하청업체 노동자 4000여 명에게 미지급 임금 220만 달러(약 29억원)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이러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과거에도 노동자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 있어
나이키가 공급망 노동자와 관련된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이키는 이 문제와 관련해 이미 캐나다 정부 기관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캐나다의 기업윤리 감시단(CORE)은 지난 7월 나이키 캐나다가 중국 내 공급망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에 대한 강제 노동력 착취 혐의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 28개 국제 시민단체가 CORE에 13개 다국적 기업의 해외 인권 유린 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함에 따라 시행됐다. CORE는 해외에서 운영되는 캐나다 기업의 노동 인권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17년 출범한 캐나다 의회 직속 감시 기구다.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조사 결과를 의회에 곧바로 송부할 수 있다.
미국은 2021년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