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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고금리 직격탄에 생존 위협’…못 갚는 대출 7.3조원 '역대 최대'

  • 기자명 김강국 기자
  • 입력 2023.10.04 10:26
  • 수정 2023.10.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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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지속가능성 급락…대출잔액은 9.5조 또 늘어 1043조 '기록’
금융권 연체율 1.15%, 8년 9개월 만에 최고…저축은행은 6.42%

지난 6월 한국외식업중앙회 자영업자들이 국회 앞에서 생계 회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한국외식업중앙회 자영업자들이 국회 앞에서 생계 회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김강국 기자] 코로나19와 경기 부진에 충격 속에서 금융기관 대출로 근근이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불어나는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에만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각각 9조원, 1조원 이상 더 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 연체율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더욱 암울한 것은 당분간 국내외 고금리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경기도 살아나기가 어렵다는 것. 한계에 도달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해결방안 마련이 어려운 만큼, 정치권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만 자영업 대출 9.5조·연체액 1조 또 늘어…연체율도 0.15%p 상승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2조원으로 다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1,014.2조원) 이후 네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고, 1분기(1,033.7조원)와 비교해 불과 3개월 사이 9조5,000억원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1조원이 또 늘어 역대 가장 많은 7조3,000억원이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1.00%)보다 0.15%포인트(p) 높아진 상황. 1.15%는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제 2금융권 자영업자 연체율, 2분기 0.4%p↑…7년 6개월 내 최고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조짐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 2금융권에서 뚜렷했다.

2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각 0.41%와 2.91%. 석 달 사이 은행에서 0.04%포인트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37%포인트나 급등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6년 3분기(0.43%) 이후 6년 9개월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15년 4분기(3.0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비은행권 가운데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2.52%), 저축은행(6.42%),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1.97%)의 2분기 연체율이 3개월 사이 0.30%p, 1.25%p, 0.17%p씩 각각 높아졌다.

자영업대출 71%가 평균 4.2억 빌린 다중채무…한은 "대출의 질 나빠져"

자영업자들의 다중채무도 큰 걱정이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이미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2분기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43,9조원으로, 1분기보다 약 9%(6.4조원) 더 늘었다. 전체 자영업 대출의 71.3%에 해당하는 규모로, 역대 최대 비중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고,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 73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자영업자의 경우 금리가 앞으로 0.25%p 높아질 때마다 총이자는 1조8,000억원, 대출자 1인당 이자는 연 58만원 늘어날 것으로 짐작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고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금리 올리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의 전반적 질이 떨어지는 만큼, 단기적으로 취약 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상 차주(대출자)의 자발적 대출 상환과 부채 구조 전환(단기 일시상환→장기 분할상환)을 (정부와 금융회사 차원에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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