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논란…제주시 "내년 개최 안 하고 2025년 새로운 축제로"

[ESG=김도산 기자] 해마다 3월이면 제주 새별오름 일원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제주들불축제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제주들불축제는 제주도의 목축문화인 ‘들불 놓기(방애)’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국내 유일의 ‘불’을 테마로 한 제주도의 대표축제이지만, 환경 파괴 논란으로 결국 폐지되고 앞으로는 '불을 놓지 않는 축제'로 변신한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1일 가진 브리핑에서 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반영, 들불축제에서 '오름 불 놓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오름 불놓기를 테마로 한 제주들불축제는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도민참여'에 기반을 둔 '제주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 시대에 도민과 관광객의 탄소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2025년 열릴 제주들불축제부터는 새로운 시대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1997년 시작된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재해석한 문화관광 축제로 이 ‘특별한 야경’은 도민과 관광객의 인기를 끌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는 해발 519m의 새별오름 남쪽 경사면 26만㎡ 억새밭에 불을 놓고, 동시에 2,000발의 불꽃을 터트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렇지만 올해 예정됐던 오름 불놓기는 전국적인 산불 경보 발령과 환경오염 논란이 맞물리면서 전격 취소됐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도민 1,5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제주들불축제 존폐 및 대안에 대한 제주도민 인식조사에서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6.7%, '폐지해야 한다' 31.6%, '유보' 11.7%의 응답 결과가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