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올림픽 개최지, 대대적인 토지 개발과 건축 사업 벌여
외신, "파리는 지속가능성을 주요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올림픽 시설과 경기장, 목재로 만들어...관중석은 재활용 플라스틱

사진=2024 파리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사진=2024 파리올림픽 공식홈페이지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프랑스 파리는 오는 7월 26일 개막하는 2024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올림픽 경기장과 각종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역대 올림픽 개최지들은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을 맞이하려 대대적인 토지 개발,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예컨대 2004년 그리스는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교통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도시 전역을 잇는 대대적인 지하철 개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2년 영국의 런던 올림픽은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리 벨리(Lea Valley) 지역을 재개발해 대규모 경기장과 각종 시설들을 남겼다. 

그러나 파리는 “최대한 덜 짓는 것”을 목표로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24년의 파리는 기념비적인 건설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주요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파리 올림픽에 쓰여질 올림픽 경기장의 95%는 이미 존재하는 시설이며, 새로 지어질 5%의 경기장과 시설도 대회 후 재활용을 위해 철거에 용이하게 설계됐다.

파리 올림픽을 위해 생 드니에 지어진 아쿠아틱스 센터의 내부 모습. 사진=Ateliers 2/3/4 공식 홈페이지
파리 올림픽을 위해 생 드니에 지어진 아쿠아틱스 센터의 내부 모습. 사진=Ateliers 2/3/4 공식 홈페이지

이번 올림픽을 위해 파리 북쪽 생 드니(Saint-Denis) 지역에 지어진 5000석 규모의 올림픽 수영센터는 이러한 파리의 의도를 잘 드러내는 건물이다. 이 수영 센터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목재 지붕으로 이뤄져 있으며, 거대한 지붕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빼곡하다. 

이 수영센터를 설계한 아뜰레어(Ateliers) 2/3/4의 파트너 건축가 로레 메리오(Laure Mériaud)는 “우리는 가능한 최소한의 자재만 사용하기를 원했다. 목재를 사용하면 구조적 요소(철근 등 내부 요소)를 숨기기 위해 건설에 사용되는 건식 벽체나 기타 고정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파리 북쪽에 지어질 올림픽 선수촌은 8층 미만의 모든 건물이 목재와 유리로 만들어지고 모든 에너지가 히트펌프와 재생 에너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되는 친환경 구역이 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선수촌에는 에어컨과 같은 인공적인 냉각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지열을 피하기 위해 지하수 냉각시스템을 설치하고, 태양열을 정면으로 받지 않는 건축 설계를 했다. 선수촌 주변에 지어질 8000석 규모의 체육관은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외관이 꾸며진다.

또한 이번 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아디다스 아레나(Adidas Arena) 등 두 곳의 경기장은 1만 1000석에 달하는 관중석을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 이 관중석을 만들기 위해 100톤 가량의 재활용 플라스틱이 쓰였다. 

프랑스 정부와 파리 시는 이러한 '수리와 개선' 접근 방식을 통해 프랑스 건설업계의 친환경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20년 모든 신축 공공건물에 목재 또는 기타 생물 소재를 50%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결국 폐기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 현재까지 프랑스 정부는 목재 및 기타 생물 소재를 사용하는 건축 프로젝트에 약 2억 유로(약 2884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산업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재생 에너지와 같은 분야에서는 다른 EU 국가들보다 뒤처져 있더라도, 친환경 건물 분야에서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는 올림픽 개최 계획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툴루즈 대학교의 환경 전문가 뤼크 플루아삭( Luc Floissac)은 블룸버그에 "프랑스의 목재 건축 산업은 오스트리아나 독일만큼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건물에 밀짚과 같은 바이오 기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이미 다른 모든 유럽 국가들을 합친 것보다 앞서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건물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다.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이하 EC)에 따르면, EU의 건물은 에너지 소비의 40%, 온실가스 배출의 36%를 차지한다. EC는 지난 2021년 2030년까지 EU의 평균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줄이기로 한 핏포 55(Fit for 55) 입법 패키지의 일부로 건물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입법 제안을 포함한 바 있다.  

최근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를 통과한 ‘그린 건물법’에는 2030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공공 기관이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신축 건물은 2028년부터 배출량이 없는 건물이어야 한다. 회원국은 또한 2040년까지 난방 및 냉방에서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난방 시스템의 탈탄소화 조치를 계획하고 그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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