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수장 교체... 사외이사에는 기업은행 측 손동환 후보 선임

[ESG경제신문=박가영 기자] KT&G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 후보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9년 만의 대표이사 사장 교체다. 사외이사에는 기업은행 측이 추천한 손동환 후보가 선임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안 ▲'목적사업 추가' 등 정관 일부 변경안 ▲이사 2명 선임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안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 등을 차례로 의결했다.
방 사장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뉴햄프셔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했다.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KT&G의 1주주인 기업은행(7.11%)은 방 사장에 대해 KT&G 수석부사장을 맡아 회사 실적 악화의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는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측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한다. IBK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FCP는 KT&G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에서는 감시 기능이 더 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내이사인 방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데 목소리를 모아왔왔다.
실제로 KT&G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약 1조5000억원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감소했다.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7.8% 감소하며 92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조8724억원을 기록하며 0.4% 증가했다.
또한 2012년부터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한차례씩 있었던 사외이사들의 해외출장이 호화 외유성 출장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이사회 독립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방 사장 역시 외유성 출장과 관련해 경찰 조사 대상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KT&G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6.29%)은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의 대표 이사 사장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성균관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KT&G의 이번 주총에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후보자 중 상위 득표자 두 명을 선임하는 '통합집중투표'가 도입됐다. 사장 후보에는 KT&G가 추천한 방 후보가, 사외이사 후보에는 KT&G가 추천한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과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곽상욱 사외이사 선임안도 가결됐다.
한편, 이날 주총장 앞에서는 전국담배인삼노동조합이 “영업손실 허위주장한 행동주의를 규탄한다”며 IBK기업은행과 FCP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담배인삼산업이 경영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산업이므로,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주주들의 지나친 간섭은 고용 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