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 JB금융지주에 사외이사 독립성 강조
차파트너스-금호석유화학 갈등도 고조
삼성물산·다올투자증권 주총에선 행동주의 펀드 패배

[ESG경제신문=박가영 기자] JB금융지주와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경영진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JB금융지주에 자사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임명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며 "JB금융은 근거 없이 주주제안 이사 후보를 폄훼하지 말고 주주 의사에 따라 더 전문성 있고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주주 총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에 5명의 이사후보를 추천하며 소액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요청한 상태다.
JB금융지주는 이에 대해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희승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음에도 얼라인이 다른 네 명의 이사를 추가 추천하는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 및 균형성을 해치고 이해 충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JB금융지주의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를 2명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신규선임 후보로 이명상 변호사와 여성 사외이사인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를 추천했다. 이번 결정으로 JB금융지주의 이사회 인원은 총 9명에서 11명으로, 사외이사는 총 7명에서 9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JB금융 이사회가 "분리선출 사외이사 감사위원 숫자를 1명에서 4명으로 증원해 집중투표의 대상이 되는 이사의 수를 축소했다"면서 "이러한 축소는 일반주주가 1명이라도 분리선출 사외이사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영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JB금융지주의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얼라인 파트너스는 비사이드에 국내 은행주 캠페인을 개시하며 “7개 은행지주 평균 주주환원율은 33.7%로, 작년 5.2%p 인상에 이어 올해도 4.2%p 인상하고, IR보고서상 주당 지표 강조 등 당사 요구사항도 충실히 반영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위험가중 자산 성장률은 평균 6.1%로 우리나라 명목 경제성장률 (약4% 수준)을 크게 초과하여, 자본배치 관점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목표 CET1(보통주자본비율,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의 주주환원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차파트너스-금호석화 갈등도 격화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금호석유화학의 간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18일 금호석화의 이사회가 2021년 이후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그 다섯 가지 사례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차 파트너스는 우선 금호석화의 이사회가 2021년 경영권 분쟁 당시 시차임기제를 구축한 것을 지적했다. 시차임기제는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들의 임기를 분산시켜 전체 이사가 교체되는 시점을 지연시키는 경영권 방어장치의 일종으로 보통 적대적 인수합병에 맞서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차 파트너스는 이를 통해 금호석화가 주주제안이 불가능한 시기에 급작스럽게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해 임기가 만료되지 않았음에도 사임한 이사를 대체할 이사를 선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1년 6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한 고영도 사내이사의 임기 만료 예정일이 오는 6월임에도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자의적으로 임기를 변경했다”고 차 파트너스는 덧붙였다.
차파트너스는 2018년 박찬구 회장이 배임죄 유죄 판결을 받아 2025년까지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취업이 제한되었음에도 2018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54개월간 불법취업상태로 약 220억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일은 이사회가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금호석화의 임직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인 21억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 이사회는 또한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을 2022년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만장 일치로 통과 시킨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사회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강화에만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가 주주가치를 훼손한 사례로 2021년 OCI와의 자사주 교환과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의무 위반, 자기주식 관련 공시 오류 등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OCI와의 자사주 교환은 2021년 바이오 ECH 사업 합작 법인 설립에 따라 양사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장기간의 신뢰를 담보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박준경 이사는 선임 당시 ISS 및 글래스루이스로부터 찬성 권고를 받았다”며 “현재 이사회 구성원은 박철완 주주의 주주제안에 따른 위임장 경쟁, 반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주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아 선임된,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사”라고 해명했다.

금호석화의 주주총회는 오는 21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잇따라 패배한 행동주의 펀드... 남은 주총 움직임 주목
지난 15일 개최된 삼성물산의 주주총회와 같은날 개최된 다올투자증권의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잇따라 패배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 및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지지 속에 관심을 끌었던 행동주의펀드 움직임이 이대로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가 올린 안을 의결권 있는 주식 77%의 찬성으로 채택됐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상정한 안건은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의 지지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다올투자증권 최대주주 이병철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2대주주 김기수씨도 비사이드에서 "2대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 경영을 위해 회사 정상화 전까지 최대주주와 함께 배당을 받지 않겠다"며 "무리한 경영으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책임경영에 2대주주도 함께하겠다"고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호소했었다. 그러나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주주제안은 찬성표가 26% 그치며 이병철 회장의 완승으로 돌아갔다.
오는 20일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21일에는 현대차와 포스코홀딩스, 다음 주에는 LG전자와 SK텔레콤, 그리고 경영권 분쟁이 있는 한미사이언스와 행동주의 펀드 및 기업은행과 갈등이 있는 KT&G 등이 정기 주총을 잇따라 개최한다.
상장 법인 2614곳가운데 이번 주 370여 곳이, 3월 마지막 주에는 1680여 개 기업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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