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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 부진...맥 못추는 중고차 가격도 주요인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4.04.17 14:54
  • 수정 2024.04.17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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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고 전기차 가격 1년새 32% 폭락, 내연기관차는 -3.6%
전문가들 "중고차 가격 급락 본 소비자들, 신차 구매 망설여"
테슬라, 전기차 인기 식고 주가 급락하자 대규모 감원 결정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에 테슬라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EPA=연합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에 테슬라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EPA=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 여파에 급락하는 테슬라 주가가 연일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중고 전기차의 가격 약세가 이런 전기차 인기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CNBC가 인용한 자동차 판매 웹사이트인 아이씨카스닷컴(iSeeCars.com)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1~5년 된 중고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31.8% 하락하며 1만 4418달러(약 2000만 원)의 가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비슷한 연식의 내연기관 차량의 평균 가격이 3.6% 하락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상대적으로 큰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 폭은 전기차를 중고로 구입하려는 일부 구매자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겠지만, 이것이 충전소 부족과 번거로운 충전 및 비싼 가격과 더불어 새로운 전기차 구매를 막는 장애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씨카스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칼 브라우어는 “신차는 구매 후 처음 몇 년 동안 가장 많이 가치가 빠지는데, 만일 전기차의 가치가 (내연기관 차에 비해) 더 크게 하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은 신차 구매자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 인베스터의 공동 설립자이자 주식 애널리스트는 CNBC에 이처럼 전기차 가치가 급격히 빠지는 문제 때문에 자신은 전기차 업계에 투자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도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다른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구매 후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기차를 구입하는 데 2만 달러나 3만 달러가 들지만 1년 후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감가상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인기 없는 전기차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은 중고 전기차 가격 급락에 따라 소비자들이 받게 되는 경제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도요타와 폭스바겐과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빠른 감가상각 속도로 인해 전기차의 가치 제안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트 해리슨 도요타 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없다”면서 “이는 소유 비용(cost-of-ownership)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유 비용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폭스바겐의 금융 서비스 부문을 총괄하는 크리스티안 달하임 역시 “자동차 가치가 1% 떨어지면 구매자의 수익도 1% 줄어드는 셈”이라면서, 중고 전기차 가치 하락 문제는 업계 전체에 수십억 유로의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는 부정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에서는 주로 신차가 리스나 렌트로 판매되는 가운데 이런 업체를 포함한 일부 대형 신차 구매업체가 재판매로 인해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전기차 도입을 점차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2021년 판매된 120만 대의 전기차 중 상당수가 3년 리스 계약이 만료되고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는 올해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수익성, 소비자 신뢰, 궁극적으로 2035년까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려는 유럽연합(EU) 계획을 포함한 탈탄소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최근 점점 더 치열해지는 신차 가격 인하 경쟁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중고 전기차 가격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기차 시장 방어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이는 주가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테슬라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전기차 판매업체라는 점에서 테슬라의 신차 전기차의 가격이 낮아지면 중고 전기차 가격은 그 이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럴 경우 신차 가격 하락이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자의 신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전기차 인기 하락에 추락하는 테슬라 주가 

이런 부정적인 전망도 일부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2위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주가는 16일(현지시간)에도 뉴욕시장에서 2.71% 하락한 157.11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낙폭을 약 37%로 늘렸다.

<올해 테슬라 주가 움직임> 

출처: 구글 금융
출처: 구글 금융

테슬라는 15일에는 전 세계 직원의 10% 이상을 내보내는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우리는 약 5년마다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 회사를 재조직하고 간소화해야 한다”며 정리해고 소식을 알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정리해고는 머스크가 2022년 경영진에게 경제에 대해 ‘매우 나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발표에도 불구하고 2021년 말 약 10만 명 정도였던 테슬라의 직원 수는 2023년 말 14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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