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전력 회사 제라가 앞장
수소 관련 연구 개발 예산 급증

[ESG경제=김민정 기자] 일본이 30년 내 탄소배출을 제거하기 위해, 수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만으로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소 자원은 사용 시 이산화탄소와 같이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는 온실 가스가 아닌, 수증기를 방출한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없는 산업 분야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데 수소가 제격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국제 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역시 지난 5월, 세계가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을 제로에 도달하려면 태양열 및 풍력 에너지와 함께 수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 에너지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기존 발전소나 석탄, 가스, 석유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기타 기계들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전기 배터리에 비해 공간 대비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하는 연료 전지에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다. 즉, 수소는 장거리 에너지 공급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비행기나 선박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특히 수소 개발이 큰 관건이 되는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술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요 대체 에너지 전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패널과 전기 배터리 공급 국가로 부상 중이다.
일본 에너지 경제연구소 회장인 마사카즈 토요다는 “현재 중국에서 태양 전지판의 80%가 생산되는 것은 미래 에너지 안보에도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수소 관련 연구 개발 예산을 2019년부터 2년 동안 거의 3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이는 민간 기업이 관련 분야에 투자한 수백만 달러는 제외한 수치다.
지난 12월에 일본은 현재로서는 거의 전무한 수소 및 관련 연료 사용 수치에서 2050년까지 발전용 전력의 10%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예비 로드맵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정부가 현재 수소 개발을 위한 공식 목표를 세우고, 추정 비용을 포함한 최종 에너지 혁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수소를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만들기 위해 선박과 가스 터미널 등의 기타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 특히 일본 최대 전력회사 제라(JERA Co.)는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를 석탄 화력 발전소에 혼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대 암모니아 제조업체들 중 한 곳과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수소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세계 수소차 누적 판매량 중 절반 가까이를 현대차가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를 각각 스위스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세웠으며, 한화솔루션은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 확보를 위해 수천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중국은 2022년 초에 열릴 예정인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사용하기 위해, 수백 대의 수소 버스를 준비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