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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친환경' '지구와사람' 표방 노력에도...환경단체들 공격받는 이유는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1.07.25 14:53
  • 수정 2021.07.2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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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침대·수소성화·폐가전 모델 등...친환경 올림픽 개최 노력.
친환경과 거리 먼 합판 이용한 주경기장 건설과 불편한 골판지 침대는 논란 유발

코로나19 확산세로 1년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이 23일 개막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확산세로 1년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이 23일 개막했다. 사진=픽사베이 

[ESG경제=이진원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과거 어느 올림픽 보다 친환경적으로 짜여지도록 노력했다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강조했지만, 환경단체들의 비판은 적지않다. 친환경적이지 않게 지어진 주경기장과 친환경인듯 보이지만 사용이 매우 불편한 침대를 둘러싼 비난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그동안 공들인 많은 친환경 노력에 흠집이 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1년 연기됐다가 23일 개막한 도쿄 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는 '지구와 사람을 위해’'로,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이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내세웠다.

실제로 총 42개의 경기장 중 24개가 기존에 지어진 시설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조직위는 1964년 올림픽 당시 사용했던 경기장을 포함해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했고, 올림픽 선수촌 침대는 폐기물을 재활용한 골판지로 제작했다.

주 경기장 성화는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수소 연료를 사용했다. 이 수소 연료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현 공장에서 생산됐다.

무엇보다도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약 5000개의 메달은 폐가전을 수거해 재활용해서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닛칸스포츠는 25일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나눠주는 약 5000개의 메달은 2017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재료 모으기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금과 은, 동을 모으는 데 일본 전국 1621개 지방자치단체와 3500여 개의 우체국, 1100개 학교가 협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올림픽 조직위는 이 기간 휴대폰 약 621만대, 소형 가전제품 7만8985톤을 수거해 메달을 만들 수 있는 금 32㎏, 은 3500㎏, 동 2200㎏을 모았다.

환경단체들, 조직위 친환경 노력 높이 사면서도 아쉬움 토로

이러한 조직위의 친환경 노력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대체로 올림픽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가 지구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림픽 조직위가 전반적으로 애썼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주경기장에 쓰인 합판이 친환경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도쿄 올림픽 지속가능성 위원회 회원이자 세계야생동물기금(World Wildlife Fund) 일본 지사 기후·에너지 프로젝트 담당자인 고니시 마사코는 이번 올림픽의 지속가능성 계획 중 일부가 다른 올림픽에 비해서 더 개선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도쿄 올림픽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역대 올림픽 중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림픽 주경기장 건설에 쓰인 합판이 친환경과 거리가 멀었다는 점은 친환경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실 주경기장 건설에 쓰는 합판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뜨거웠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벌채한 나무로 만든 13만4000여개의 합판이 경기장을 짓는데 필요한 콘크리트 주형으로 사용됐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 RAN) 등 환경단체들은 이를 두고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을 영구적으로 손실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의 보르네오섬 내 서식지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RAN의 활동가인 한스 하이네켄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람객도 들일 수 없는 올림픽 주경기장을 벌채한 나무로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라면서 “우리 시작에는 이것은 진정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문제 많은 골판지 침대도 비난에 시달려

선수촌에 설치된 골판지 침대는 아무리 친환경적이라고 하나 쓰임새 등에서 문제가 많다는 점이 문제가 되며 조직위의 친환경 노력에 감점 요인으로 지적됐다. 너무 작고 약해 보이고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골판지 프레임은 폭 90cm, 길이 210cm, 높이 40cm 크기에 200kg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프레임은 IOC가 요구하는 규격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서 골판지 재질 침대 프레임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조직위는 대회가 끝나면 프레임은 재활용 폐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프레임 하중이 200kg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성관계 방지 침대’라거나 여러 명이 앉으면 안 되는 침대라는 등의 비난과 조소가 등장했다.

한 전문가는 “환경을 보호하려고 골판지로 침대 프레임을 만든 의도는 좋으나 4년을 준비해온 선수들이 모든 역량을 발휘하기에 침대가 너무 딱딱하고, 덩치가 큰 선수들이 쓰기에 좁고, 언제 꺼질지 몰라 불안함을 느끼게 만든다면 조직위가 차라리 넓고 잠자기 편안한 침대를 준비하는 게 더 나았을지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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