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싸게 만드는 방법 5가지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4.11.19 19:00
  • 수정 2024.11.26 23:31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침체로 내년 지속가능보고서 제작 예산 빠듯
외주·디자인 비용 최대한 줄이고 직접 제작해보자

LG화학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진=LG화학 제공

2025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세우는 시즌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거의 모든 기업들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더 힘든 것은 내년 예상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ESG, 지속가능경영에 뭔가 돈을 더 쓴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회사, 저 회사에서 예산이 줄어 아직 내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요즘 기업 ESG 실무자들로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비용을 확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문의를 자주 받는다.  나의 답은 "얼마든지 있으니, 한번 실행해 보세요. 어렵지 않습니다" 이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1. 직접 제작하면 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비용을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작성하는 것이다. 100쪽 기준으로 시중에 어지간한 컨설팅 회사에 턴키(Turnkey) 방식으로 보고서 제작을 맡기면 최소 7000만원, 평균 1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대기업도 부담되는 비용이다.

보고서를 처음 제작하면 모르겠지만, 이미 두 세 번 제작했다고 하면 보고서의 기본 프레임이 있고 데이터도 어느 정도 정렬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ESG팀과 실무자의 각오와 결단만 있으면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우 올해 두번째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냈는데, 작년 처음부터 자체 제작을 시도해 성공한 모범 사례다. 외주 제작 비용을 들이지않고, 담당 실무자들이 직접 하나하나 글로벌 공시 기준을 찾아가며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ESG가 뭔지 스스로 배우는 학습 효과도 매우 컸다고 자평한다. 첫해엔 무척 힘들기도 했지만 올해는 한결 수월하게 보고서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KAI는 지속가능보고서를 자체 제작하고도 올해 한국ESG기준원의 상장사 정례 ESG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다.

2. 어려운 부분만 컨설팅을 받는다

보고서 제작의 기획부터 검증까지 모든 것을 대행사에게 맡기는 턴키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지만, ESG 담당자의 역량 향상을 가로 막는다. 하지만 이중 중대성 분석, 기후변화대응 TCFD 시나리오, GRI/SASB/ESRS 인덱스 매칭, 데이터 검증 등과 같이 어느 정도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한 부분을 3년 이하 실무자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렇게 실무자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기업 중에 이렇게 부분적으로 컨설팅을 받는 기업에 꽤 된다. 실무자가 보고서 제작을 주도하고 어려운 부분만 외주를 주는 방식은 비용을 줄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2024 지속가능성 보고서. 사진=KAI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2024 지속가능성 보고서. 사진=KAI 제공

3. 디자인 욕심을 줄이자

회사안에 보고서 디자인을 해 줄 수 있는 부서가 있다면 그 부서에게 부탁하면 디자인 비용은 "제로"가 된다. 그런데 그 부서도 남의 부서 일을 자기 일처럼 해주지 않을테니 맘 편하게 일하려면 외주 디자인사에게 맡기는 수 밖에 없다. 현재 보고서 디자인 시세는 100쪽 기준 2000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앞으로 의무공시화가 진행되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연례 사업보고서로 통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디자인의 수준을 연례사업보고서 정도에 맞추는 게 필요하다. 연례 사업보고서를 치장하느라 디자인에 돈을 많이 쓰는 기업은 거의 없다.

이미 EU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 기준인 ESRS는 연례사업보고서에 ESG 보고를 통합하고 있다. IFRS의 ISSB도 마찬가지다. 올해 나온 EU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별도 보고서가 나오더라도 연례보고서와 결을 같이하는 방식이 크게 늘었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연례보고서와 통합된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즉, 지금처럼 지속가능성보고서 디자인을 화려하게 하지 말고, 연례보고서 정도의 수준으로 톤 다운을 하면 된다. 연례 사업보고서를 디자인해주는 회사가 있을텐데 그 회사에 맡기면 디자인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용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과 일본의 기업들은 디자인 회사에 맡기지 않고 워드나 PPT, 엑셀을 이용해 직접 작성한 PDF  보고서를 공개하는 경우도 꽤 있다.      

4. 제3자 검증 안해도 된다

상장사나 외부 ESG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보고서 제3자 검증을 필수로 생각한다. 제3자 검증비용은 시세가 1000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외부 요구가 없다면 제3자 검증은 필수 사항이 아니다. 뻥치지 않고 정직하게 보고서를 낸다면 제3자 검증을 안해도 된다는 말이다. 

외국 기업들이 보고서를 보면 제3자 검증이 없는 보고서가 종종 있다. 심지어 EU의 ESRS도 아직 공인된 검증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래도 연례보고서에 통합되는 형태로 가기 때문에 연례보고서 검증과 같이 가는 모양새다.

IFRS의 ISSB 또한 반드시 어떤 검증체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은 '탄소배출 인벤토리 검증' 등 물리적으로 확증가능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제3자 검증을 받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제3자 검증은 권장사항이지만, 상장사도 아니고 외부 ESG 평가를 받지않는 기업이라고 하면 반드시 해야할 필수 사항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제3자 검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적당히 뻥치면 안된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보고서를 만들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말이다.

5. 공동 구매도 가능하다

지주사가 있고 계열사 여러 군데가 보고서를 발간한다면 공동 구매 방식을 잘 활용하는 것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특히, 대행 턴키 컨설팅이 아닌 부분 컨설팅을 받을 때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 여러 회사가 함께 공동 구매를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공동 구매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하기는 해야하는데 예산은 줄고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자. 대행에서 직접 작성하는 기회로 만들면 첫 해는 고달프겠지만 확실히 실무자의 역량은 쑥쑥자란다. 자전거의 보조 바퀴를 뗄 때가 온 것이다. 그게 진정한 ESG 내재화이기도 하다. 

[유승권 이노소셜랩 ESG센터장]

 유승권 이노소셜랩 ESG센터장
 유승권 이노소셜랩 ESG센터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