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평가원...유사 사고 빈발은 'S'부문 큰 감점요인
허영인 회장 안전관리 투자 약속했지만 '안전불감증' 여전
"구조적인 시스템 문제...안전보건 기업문화 재정립 필요"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최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가 ESG평가에서 큰 감점을 받아 ESG 등급 하락 우려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유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차원의 구조적 시스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ESG평가원은 23일 낸 'ESG 컨트로버시 리포트'를 통해 "이번 SPC삼립 근로자 사망 사건은 ESG 사회부문 평가항목중 안전보건 확립, 재해발생 감축, 근로자 고충처리 시스템 구축 등의 측면에서 매우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ESG의 사회부문 안전보건 환경에 대한 기업문화 재정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SPC그룹은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환경, 재해 발생 감축, 종업원 고충 해결 등 ESG 사회부문 주제의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향후, 안전 설비 등에 대한 물리적 투자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예방하는 것이 필수라는 내부적 기업문화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가원은 "특히, SPC그룹 계열사에서 유사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SPC삼립 자체 공장에서도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일시적 요인이 아닌 그룹차원의 구조적 시스템 문제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한국ESG평가원 허창협 평가위원은 "향후 SPC삼립을 비롯한 SPC그룹은 안전 관련 문제의 해결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슈중 가장 중대성이 높은 주제임을 인정하고 대응책을 구축해야한다"며 "SPC그룹은 기업 내부에 안전 관련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빠른 점검 및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SPC삼립 제빵공장인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근로자 1명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회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SPC그룹에서는 2022년이후 공장 사고 및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유사 사고의 반복은 SPC그룹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낸 것으로, 종업원과 소비자들의 분노가 확산되는 추세다.
SPC그룹 안전 불감증 심각...유사 사고 반복에 분노 확산
SPC그룹은 2022년 허 회장이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관리 투자를 약속했고, 2024년 초까지 안전관리에 50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대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SPL, 샤니, SPC삼립 공장에서 유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평가원은 이러한 현상은 SPC그룹이 빵류 제조업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 독점적 기업이라는 위상과는 다르게 안전보건, 근로자 보호 등의 기업문화는 크게 낙후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심각한 수준의 안전 불감증을 해소할 방안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과거와 비슷한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 소비자들은 SPC그룹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가 고쳐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평가원은 일련의 사고가 기업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없으나, 2일 사이에 SPC삼립 주가가 -5.3% (코스피 -1.0%)나 떨어진 점은 여파가 커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SPC삼립은 2024년 기준 한국ESG기준원 ESG평가에서 전체 B등급을 받았지만 사회부문은 '취약'을 의미하는 C등급에 그쳤다. 한국ESG평가원의 평가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