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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원의 ESG 전략노트] ⑤정유·에너지 기업 ESG 전략 격차...EU vs 한국 기업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5.05.27 16:21
  • 수정 2025.05.30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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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유·에너지 기업들, ESG전략-공시 정렬 '실행중' vs 韓 따로 놀아
EU, 스코프 3 고객 기반 전략으로 진화...SAF 재생디젤 등 실제 사업화
한국 기업 대부분 상용화 이전 단계, 전사적 포트폴리오 전환 '제한적'
ESRS 기반 공시, ESG 전략 설계·실행하는 실질적 프레임으로 기능해야

정유산업, ESG 전략이 ‘갈라지는’ 시점

사진=에퀴노르 공식홈페이지
사진=에퀴노르 공식홈페이지

지난 칼럼에서는 에퀴노르(Equinor)의 사례를 통해 유럽 정유기업이 어떻게 ‘탈탄소 전략’과 ‘재무 전략’을 통합해 ESG를 실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관점을 확장하여, EU와 한국의 정유·에너지 기업 12곳의 ESG 전략 구조와 공시 정렬도를 비교 분석한다.

정유산업은 구조적으로 스코프 1~3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고, 산업 전반에 걸쳐 전환 압력이 집중되는 대표 산업이다. 한국 기업들 역시 이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과 실행을 강화해가고 있다. 그러나 양 지역 간 ESG 전략의 구조적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비교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유럽은 공시를 전략화하고 있고, 한국은 전략과 공시가 여전히 따로 논다.”

업종별 스코프(Scope)별 전략–공시 정렬도 비교

이번 분석은 유럽지속가능성보고기준(ESRS)의 업종 분류 체계를 바탕으로, 각 기업의 위치와 전략적 구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에퀴노르(Equinor)는 노르웨이 국영기업으로 주된 사업은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탄소 포집·저장(CCS), 해상풍력 등이다. 
에니(Eni)는 이탈리아 기업으로 주된 사업은 석유·가스 개발, 바이오 연료, CCS, 핵융합 연구 등이며, 위성회사(Enilive, Plenitude)를 통해 전환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네스테(Neste)는 핀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재생항공유(SAF) 공급 기업으로 재생디젤 등 바이오 연료도 생산하고 있다. 
OMV는 오스트리아 기업으로 주된 사업은 정제, 석유화학, ReOil® 기반 화학 재활용 등이다. 
에나가스(Enagás)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유럽 수소 회랑(H2med) 및 백본망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렙솔(Repsol)은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주된 사업은 정유, 석유화학, 재생에너지, 디지털 에너지 플랫폼 등이다. 특히 렙솔(Repsol)은 정유–화학–고객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고, 스코프 3 전략을 ‘전환 사업’으로 실질화하고 있으며, 전략–공시–성과의 통합 정렬도를 갖춘 대표적 유럽 모델 기업 중 하나이다.

각 기업에 대해 ① 스코프 1·2 전략, ② 스코프 3 전략, ③ ESG 거버넌스 및 공시 체계를 기준으로 정렬도를 비교했다.

ESG 전략 정렬도, EU가 앞서 간다

(1) 스코프 1·2 전략 – 기술 기반 구조 전환의 실현력 차이
유럽 기업은 CCS, Bio, 재생 전력 전환등 고도화된 전략을 실현 중이다. 예를 들어 네스테는 스코프 1·2 감축을 위해 100% 재생 전력 사용, 정제소를 재설계하여 고도화된 전환을 실행 중이다. 반면 한국 기업은 폐열 회수, 원단위 개선, 연료 효율화 등 설비 개선 중심의 대응이 주를 이루며, 기술적 구조 전환은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2) 스코프 3 전략 – 고객 기반 제품 전환 전략의 유무
유럽 기업들은 스코프 3 감축을 위한 고객 제품 전환 전략이 구체화되어 있다. 예컨대 SAF(재생항공유), 재생디젤, 재활용 연료, 바이오 기반 케미컬 등이 실제 사업화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은 SAF 실증,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순환소재 재활용등 일부 시도가 있으나, 대부분 상용화 이전 단계이며, 전사적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은 제한적이다. 예컨대 GS칼텍스가 전과정평가(LCA) 기반 스코프 3 감축 구조를 빠르게 구축 중이나, 산업 전체로 보면 여전히 초기 단계다.

(3) 공시 체계 – 전략과 공시의 일체화 여부
유럽 기업들은 ESRS 기준에 따라 전략과 공시가 일체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핵심 전략은 공시의 중심축으로 명시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전략과 공시가 지배기업 보고서 안에 통합되어 있거나, 공시와 전략 실행이 분리된 사례가 많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 보고서에 통합되어 별도 공시가 없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유일하게 K-택소노미 기반 친환경 분류체계를 자사 전략과 연결하고 있는 사례이다.

전략의 재정렬이 필요한 한국 정유산업

이번 비교는 단순히 유럽이 앞서 있다는 진단이 아니라, ESG가 전략–공시–성과를 어떻게 연결하는가를 보여주는 구조적 차이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① 유럽 기업은 공시를 전략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정책,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ESG 실행 설계도를 마련하고 있다.

② 한국 기업은 여전히 ‘전략은 전략, 공시는 공시’라는 이원화된 구조에 머무르고 있으며, ‘공시를 위한 공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③ 스코프 3 대응은 이제 단순한 배출 회피가 아닌, 제품과 고객 기반의 비즈니스 전환 전략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④ ESRS 기반 공시는 단순한 보고 수단이 아니라, ESG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실질적 프레임으로 기능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이제 ▶효율 개선 중심 전략에서, 고객 중심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보고서 중심 대응에서, 전략 설계–이행–성과로 연결되는 구조로, ▶제한적 정보 공시에서, 전략–공시–성과 통합 구조로의 이행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다음 칼럼은 “정유산업의 스코프 3 전략의 진화”를 주제로 삼을 예정이다. 정유산업은 스코프 3 비중이 압도적인 산업이고, 에너지 체계 전환의 중심이며, 고객기반 전략으로 진화 중이라는 점, ESG 전략–공시–성과 통합을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산업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여 한 번 더 다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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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하기 → https://cafe.naver.com/esgp/1302]

[손기원 대주회계법인 부대표(ESG TF 리더), ESG경제 전문위원]

손기원 대주회계법인 부대표
손기원 대주회계법인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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