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전력 비상...재원 마련·주민반발 '산넘어 산'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05.28 12:25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0GW 전력공급 설비계획…73조 필요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확정…11차 전기본 전력수요 반영
'부채 200조' 한전, 비용마련 난망..."적정 전기요금으로 투자재원 조달"
변전소 송전선로 건설 둘러싼 주민반발...RE100 대처는 어떻게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정부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소요되는 10GW(기가와트)에 달하는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이슈까지 가세해 있어 쉽지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어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인 기흥, 화성, 평택, 이천과 연결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력공급이라는 난제에 직면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이며, 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한국전력은 지난 27일 열린 전기위원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갈 전력공급 설비 계획을 포함한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른 전력수요와 발전 설비 전망을 바탕으로 2024∼2038년까지 15년간 적용되는 장기 송·변전설비 세부 계획에 해당한다.

한전은 이런 송·변전 설비계획에 2038년까지 72조8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전의 재정 여건상 재원 조달이 난망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계획에는 지난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에 포함됐던 호남∼수도권 초고압 직류 송전(HVDC)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계통을 재구성하고, 반도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전력 수요를 반영한 전력 공급 인프라를 확충하는 계획이 담겼다.

먼저 호남∼수도권 HVDC의 경우 2036년 준공 계획을 기존 4GW급 2개 루트에서 2GW급 4개 루트(2031·2036·2038년 단계별 준공)로 변경했다. 현재의 전압형 HVDC 기술 수준과 변환소 부지 확보 및 배후 계통 보강 여건 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는 현재 수도권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달하는 10GW 이상 대규모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산단 내 변전소 신설, 기존 전력망과의 연계 등 설비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클러스터 내 국가산단 안에 3GW 규모 신규 발전소를 계통에 연계하고, 산단 외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기 위한 변전소 및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진=연합뉴스

일반산단에도 전력 공급을 위한 추가 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한다. 아울러 기존에 추진 중인 하남시와 당진시의 전력망 구축 사업도 준공 시기를 조정했다. 이들 지역에서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는 등 건설 지연 및 계통 여건 변경 사항이 생기자 준공 시기를 조정한 것이다.

하남시와 관련된 동해안∼신가평 1차 사업 준공 목표는 당초 올해 6월이었지만 2026년 10월로 늦춰졌다. 동해안∼동서울 2차 사업도 2026년 6월 준공 목표에서 2027년 12월로 연기됐다. 당진시와 관련된 당진화력∼신송산 사업은 2025년 12월 준공 목표였지만 2028년 12월로 3년 지연됐다.

이번 계획에서는 '플라이휠 동기조상기' 및 '에너지 저장 장치와 무효전력 보상장치 통합설비'(ESS-STATCOM ESS-STATCOM) 등의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신기술 설비도 도입하기로 했다.

한전은 이 같은 설비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38년까지 72조8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야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10차 계획(56조5000억원)보다 16조3000억원(28.8%) 증가한 규모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재비가 상승했고 지중송전선로도 증가한 데 따라 송·변전설비 투자 규모도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한전은 "송·변전 설비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필수 설비인 만큼, 설비 투자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차질 없이 확충·보강해나 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전경영연구원이 전망한 이번 설비계획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생산 파급 약 134조원, 고용 유발 약 48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한전의 재정 여건상 전력망 설비계획에 들어가는 수십조원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0조원대로 누적돼 연간 이자 부담만 4조원 안팎인 데다, 2021년 이후 누적 영업 적자도 30조9000억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이하로 전력을 공급한 여파로 재무 상황이 급속이 악화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한전은 투자비 재원 조달을 위해 경영 효율화 및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적정한 전기요금 운영'을 통해 투자 재원을 자체 조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10월 24일부로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9.7% 인상한 이후 주택용·일반용은 계속 동결된 상태다.

여기에 하남시·당진시 등과 같이 지자체에서 주민 반대를 이유로 변전소·변환소 증설에 필요한 인허가를 불허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전체 송·변전설비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전은 "지난 2월 제정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통해 건설 사업 추진 동력을 높이겠다"며 "주민 친화형 변전소를 확대하고 중립적인 전자파 관리 체계를 구축해 전력 설비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여 전력망을 적기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남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622조원 투입

경기도 남부 일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오는 204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이 622조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로 650조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인프라·투자 환경 조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 초격차 기술 및 인재 확보 등을 발 벗고 지원하기로 나섰다.

정부는 경기도 용인을 국가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고,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인 경기 기흥, 화성, 평택, 이천과 연결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