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제연구소, 2023년 경제 변수와 자산 가격 전망
시중 실세 금리 하락세 전환, 원화가치는 오를 전망
GDP 성장률 1%대 초반 그쳐...주가는 상승 전환 모색

경제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다. 내년 경제전망은 잿빛 일색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ESG에도 힘이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가져왔다. 특히 ESG와 관련해 과도했던 거품을 제거하고 내실화와 내재화를 다지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을 모색하면서 지속가능성 투자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부설 ESG경제연구소는 2023년 경제를 주요 시장 가격 변수를 중심으로 예측해 봤다.
경제성장률 : 1.2%, 수출 감소 우려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2%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국내외 경제 예측기관들의 1%대 후반 성장률 보다 한단계 낮은 예측이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2.6% 추정)에 비해서도 크게 후퇴한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 소비가 둔화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물가 상승에 따라 실질소득이 줄고 있다. 주가 하락에 이어 집값마저 떨어지면서 역의 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가계 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소비를 줄이는 또 다른 요인이다.
투자와 수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행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941조원이다.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이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의미이다. 10월부터 수출이 전년 동월에 비해서 감소세로 전환했고, 11월 들어서서는 감소 폭이 더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이 내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것처럼 세계 경제가 실제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고 있는 소비, 투자, 수출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와 물가 : 안정 추세로 전환, 기준금리 3.5% 상단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금리 가운데 하나인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10월 4.63%에서 12월에는 3.38%로 하락했다. 장기 금리는 미래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기대치를 반영한다. 시장금리 하락은 앞서 본 것처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거나 물가상승률이 떨어질 것을 선반영한 것이다.
수요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5.1%에서 내년에는 2.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고채 수익률 하락에 이어 은행채 수익률이 떨어지고 조만간 회사채수익률도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한차례 정도 인상하고 그칠 전망(최종 금리 3.50%)이다. 시장금리에 후행하는 금융기관의 수신이나 대출금리도 점차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다.
환율 : 원화 가치 상승 전환, 1250원에 근접
지난 10월 1440원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12월에는 1300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는 주로 미 달러 가치 급락에 기인했다. 주요 선진국 통화에 대한 달러지수 같은 기간 114에서 104로 떨어졌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순대외부채가 늘어나는 등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실질실효환율 기준에 따르면 2022년 10월 현재 달러 가치는 34% 과대평가되었다. 달러 가치가 적정 수준으로 가는 과정에서 하락하고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2023년 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250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 거품 완전히 해소, 상승 모색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경제변수는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2005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두 변수 사이의 상관계수가 0.8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4월에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41%나 과대평가했었다. 그러나 3300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최근에는 2155까지 하락하면서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22%나 과소평가하고 있다.
유동성을 고려해도 코스피는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광의통화(M2)가 유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2005년 1월에서 2022년 6월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이 M2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58%였다. 지난해 6월에는 이 비중이 68%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올해 9월 은 46%이다. 과거 평균치보다 22% 낮은 셈이다.
코스피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반등할 전망이다. 그러나 2023년 경제성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은 힘들어 보인다.
주택가격 : 하락국면 초기, 침체 터널 2년
KB국민은행이 발표하는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도시 아파트 가격이 2009년 3월을 저점으로 2022년 6월까지 75% 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 6월을 정점으로 대구에서 시작된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서울 강남까지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하락 폭과 기간에 있을 것이다. 주택가격 거품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가 소비자물가, 소득, 월세지수 등이다. 2009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전도시 주택가격이 60%, 아파트 가격은 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29%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집값이 물가에 비해서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집값의 과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가 ‘PIR’(Price to Income Ratio = 주택가격/가구소득)이다. 2021년 서울 중간소득 가구의 경우 PIR이 19.0이었다. 2022년 6월 서울 PIR이 17.7로 낮아졌지만, 아직도 2008~2021년 평균인 12.0에 비해서 46.3%나 높은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주택가격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가 월세에 비해서 주택가격이 얼마나 상승했는가를 나타내는 ‘PRR’(Price to Rent Ratio = 주택가격/주택임차료)이다. 2022년 6월 전국 PRR이 131로 1986~2021년 장기평균(=100)을 31%나 넘어섰다. 특히 아파트 가격은 장기 평균에 비해서 59%나 과대평가되었다.
소비자물가, 소득, 주택임차료 등으로 평가해보면 집값이 30~40% 정도 과대평가 된 셈이다. 그 정도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동행지수순환변동치이다. 이 지표가 2022년 10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1972년 이후 11번의 경기 순환에서 동행지수순환변동치의 평균 하락 기간이 19개월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2년 정도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영익 ESG경제연구소 고문/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