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 민관 합동 ESS 산업정책TF 출범
'36년까지 26기가와트 필요...장주기 ESS 보급 중점

[ESG경제=이신형기자]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에너지스토리지(ESS)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에너지 스토리지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기관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해 ’에너지스토리지 산업정책 TF’를 출범하고 30일 첫 회의를 열었다.
2036년까지 약 26기가와트의 ESS 설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최대 45조2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나, 민간정부의 재정 투자와 민간 투자를 합해 이 정도의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산업부는 30일 “ESS는 전력저장을 통해 발전소 건설비와 송전선 설치비 등 투자비를 절감시킬 수 있고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등이 가능해 전력시스템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SS를 활용하면 재생에너지 등으로 생산된 잉여 전력을 저장해 발전량이 줄어들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TF에는 산업부 전력정책관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력거래소, 에너지기술연구원 관계자, LS Electric 이진호 이사, 서울대 김희집 교수, 고려대 주성관 교수, 전력연구원 우상균 실장, 전기연구원 윤재영 본부장이 참여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와 연계해 ESS시장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BNEF의 전망에 따르면 에너지스토리지 세계시장 규모는 2021년 110억 달러에서 2030년 262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설치 규모는 2021년 62기가와트에서 연평균 36.5% 증가해 2030년 1028기가와트로 늘어날 전망이다. 용도별로는 잉여전력을 저장해 피크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시프트 용도가 619기기와트 규모로 가장 크고, 상업용은 104기가와트, 가정용은 103기가와트 규모 순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폭염과 한파 등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시스템에서 에너지스토리지 적용을 확대하고, 이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과 규제개선 등의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2020년 12월 중장기 ESS 로드맵을 수립해 2030년까지 대규모 장기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비용을 9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전기화학과 열, 기계, 화학 분야의 다양한 ESS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7개 주정부가 ESS 보급 목표를 의무화해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도 LDES(Long Duration Energy Storage) 상업화를 위해 2021년 1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 시행에 착수했다. 독일은 정부 주도로 ESS 설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ESS 사업에 대해 대출과 상환 보조금을 지급하고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도 유도하고 있다.
장주기 ESS 보급 확대 중점
정부는 기존의 태양광 연계형 단주기 소규모 ESS보다 대용량 장주기 ESS 보급 확대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국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태양광 연계형 소규모 단주기 ESS와 한전의 계통안정화용 ESS 등이 운영되거나 설치됐으나, 대용량 장주기 ESS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과 연계해 10기가와트 규모로 설치된 ESS설비에서 10건의 화재가 발생해 관련 산업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장주기 ESS 기술은 상용화 정도와 원천기술이나 부품소재기술 수준, 실증 경험에서 선진국보다 열세다. 리튬이온전지나 양수 발전 등 일부 기술은 상용화 단계지만, 압축공기저장이나 흐름전지 기술은 초기 기술개발단계에 그치고 있다.
산업부는 태양광과 풍력산업에서 중국과 덴마크에 우위를 허용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내 ESS 산업 육성을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내 실정에 적합한 장주기‧대용량의 다양한 ESS 개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을 목표로 ESS 믹스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략에 따르면 초기 설치비용이 많고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망간 수계전지, 그래핀 슈퍼커패시티, 카르노 배터리를 적용하는 장주기 대용량 ESS 연구가 진행중이고 압축공기-양수 하이브리드 발전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망간 수계전지는 흔한 원소인 망간과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배터리로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생산 비용도 낮다. 그래핀 슈퍼커패시터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인 커패시터의 전극 소재로 그래핀을 사용해 저장 밀도를 크게 높인 커패시터로 2차 전지와 함께 사용하면 ESS의 수명을 늘리고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
카르노 배터리는 잉여 전력을 대규모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로 이를 이용해 노후화력발전소 터빈을 돌리면 친환경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다. 압축공기-양수 하이브리드 발전 시스템은 여유 전력으로 공기를 압축, 저장해 전력 수요가 늘어날 때 공기압을 가한 물로 수차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도‧호남 지역의 계통 불안정성 보완,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완화, 좌초자산화되는 석탄발전소 재활용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장주기‧대용량 에너지스토리지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우리나라에 적합한 다양한 ESS를 전력망과 연계하는 스토리지믹스 계획 마련, R&D, 실증 및 사업화 지원 등 에너지스토리지 생태계 조성, 나아가 국내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에너지스토리지 산업 발전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