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식 취급받던 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 빠르게 증가
고성능 배터리 양극소재와 전해액, 셀 제조 기술 개발

[ESG경제=이신형 기자] 안전성과 낮은 가격으로 주목받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이 국내에서도 본격 추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 소재의 국산화 ▲세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가진 리튬인산철 배터리셀 제조 기술 개발을 위해 민관합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현재 160Wh/kg 수준인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200Wh/kg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제품보다 양극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최대한 리튬이온이 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두꺼워진 양극 전극이 리튬이온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지 않도록 적합한 전해질도 개발하기로 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용량이나 전압을 결정한다. 양극과 음극으로 이루어진 양극재 사이를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이동하면서 배터리의 충방전이 이루어진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년간 233억원(정부 164억원, 민간 69억원)이 투입될 이번 프로젝트에는 삼성SDI‧쉐메카(배터리), 에코프로비엠(양극재), 동화일렉트로라이트(전해질), 씨아이에스(장비) 등 주요 기업들과 경기대‧서강대‧서울과학기술대‧성균관대‧아주대‧한양대 등의 학계, 세라믹기술원‧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화학연구원 등의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낮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와 짧은 주행거리로 전기차용 배터리로 사용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인산철배터리가 구식이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 업체들이 외면하는 사이 이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독무대가 됐다.
리튬인산철 배터리 점유율 35%까지 상승
하지만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리튬인산철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며 2020년 16%에 불과했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2022년에는 35%까지 상승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무엇보다 핵심 광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을 사용하는 NCM 배터리와 달리 리튬과 철을 사용해 핵심 광물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NCM 배터리보다 안전하고 수명도 길다는 장점도 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자 주로 NCM 배터리를 생산하던 국내 업체들도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세계 최초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용 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를 통해 자동차용 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프로젝트에는 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소재와 장비 기업 등이 모두 참여하는데, 앞으로 이런 방식의 프로젝트를 확대해 소부장부터 완제품까지 밸류 체인에서 세계 시장 석권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