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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미국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견제 움직임

  • 기자명 이신형 기자
  • 입력 2023.05.19 15:04
  • 수정 2023.05.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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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무부, 한국 양대 항공사 합병 저지 소송 조짐
반도체 등 핵심물자 운송 독과점 우려, EU도 견제
미국‧EU 중 한 곳만 반대해도 합병 사실상 불가능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슈가 ESG투자 관점에서 빅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슈가 ESG투자 관점에서 빅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

[ESG경제=이신형 기자] 미 법무부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의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저지하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제트블루항공과 스프린트항공의 합병 시도, 그리고 제트블루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제휴를 막기 위해 두 차례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미 법무부가 외국 항공사의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미국은 한국 항공사에 대한 법적 관할권은 없지만 양사의 합병이 미국 내 경쟁 저하로 이어진다면 합병 저지를 모색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은 경쟁당국이 단독으로 반독점 여부를 판정할 수 없어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며 "다른 나라 정부의 일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대한항공이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는 점을 잘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양사 합병이 특히 반도체와 같은 핵심 물자 운송의 특정 항공사 집중과 이로 인한 공급망의 탄력성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바이든 행정부는 우려한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소송이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어 법무부의 반독점 업무 담당자가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사무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결정이 임박한 것도 아니며,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 법무부 반독점 조직을 이끄는 조너선 캔터 차관보는 항공사 합병 문제를 소송으로 끌고가는 것에 부담을 덜 느끼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그가 조직을 이끈 후 5번의 유사한 소송이 제기돼 법무부가 3번 패소한 바 있다.

미국의 국제선 항공 노선은 미국 정부와 상대국 간의 항공자유화협정(Open Sky Agreement)에 의해 사전 승인 없이 신고만 하면 개설할 수 있다. 한미간에도 이 협정에 체결돼있다.

대한항공, "승인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협정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미 법무부의 반독점 여부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명치 않다.  다만  항공자유화협정 때문에 미국 법무부가 합병 반대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는 전문가들이 많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미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 대변인은 폴리티코의 보도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양 사의 합병이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항공 노선의 경쟁 제한을 할 수 있다는 예비조사 견해를  담은 기업결합 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s, OS)를 최근 내놓았다.

EU는 지난 2월부터 양사의 합병 최종 심사에 앞서 2단계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OS 발부는 EU 경쟁총국이 독과점 여부 추가 심사가 필요한 항목을 대한항공 측에 공식 통보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일정 기간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는 한편, 이와 별개로 6월까지 경쟁제한 우려 해소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를 EU에 제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했고 한국 등 14개국 정부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한국과 중국, 영국이 이를 승인했고 EU와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다른 나라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이나 EU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항공 노선을 지역별로 쪼갤 수 없기 때문에 양사의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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