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220억 달러서 올해 상반기 130억 달러로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자본 집약적 분야서 투자금 이탈
펀딩받은 스타트업 수는 늘어나...'히트펌프' 분야 각광

[ESG경제=이승훈 기자] 전 세계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 감축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혁신 기술을 뜻하는 기후테크 분야는 벤처캐피털(VC) 투자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2021년 이후 각광받는 투자처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곳의 펀딩(funding·자금 조달) 상황도 순탄치 않게 변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 세계 기후테크 분야의 벤처캐피널 투자 현황을 추적하는 클라이밋 테크 VC(Climate Tech VC, 이하 CTVC)가 발표한 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사이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약간 넘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투자금이 220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서 40% 급감한 것이다.
<주요 기후테크 분야에 대한 시기별 벤처캐피털 투자 현황 (단위: 10억 달러)>

금리 인상 등 영향...자금 조달 스타트업 수는 증가
CTVC는 보고서에서 기후테크 분야의 펀딩은 금리 인상에 따른 전반적인 투자 위축과 미 공화당의 반ESG 움직임과 같은 정치경제적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투자금은 감소했으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수가 늘어난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상반기 중 자금 조달에 성공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수는 633곳으로 지난해 상반기 때의 586곳에 비해서 47곳이 늘어났다.
투자가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성숙 단계에 접어든 운송 및 에너지 부문의 성장 단계 및 후기 단계 스타트업들이다.
CTVC의 CEO인 킴 조우(Kim Zou)는 블룸버그에 “벤처캐피털은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성숙 단계의 전기 자동차와 같은 분야에서 자본 집약적이지 않은 충전 인프라와 같은 기술 구현 쪽으로 투자를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히트펌프 분야 스타트업 펀딩 급증
지속 가능한 건축 자재와 저탄소 냉난방 등 건축 환경 전문 스타트업은 쏠쏠한 투자금을 챙겼다. 이 분야로 몰린 투자금은 2022년 상반기 때보다 7%가 늘어났다.
특히 히트펌프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히트펌프(heat pump) 분야에서 투자금을 크게 받은 스타트업은 켄자 그룹(Kensa Group), 히트트랜스포머(HeatTransformers), 그래디언트(Gradient)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히트펌프는 저온의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고온의 열원에 열을 전달해주는 장치를 말한다.
이와 관련 조우 CEO는 “지난해 상반기 600만 달러(약 78억 원)에 머물렀던 히트펌프 분야 투자금이 올해 상반기에는 약 2억 달러(약 2600억 원)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유럽의 가스 가격 상승과 미국의 가스 사용 금지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다른 세금 공제 혜택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히트펌프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027년부터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난방시설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