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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 지속가능성 위주 새 주가지수 발표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7.04 13:42
  • 수정 2023.07.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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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가치창출 능력 파악 돕는 'JPX 프라임 150' 지수 공개
기업 지배구조 개혁 연장선 ...소니와 닌텐도, 종합상사들 포함

2023년 6월 27일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일본 닛케이225 지수를 보여주는 모니터 근처 교차로에서 보행자들이 서 있다.  AP=연합
2023년 6월 27일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일본 닛케이225 지수를 보여주는 모니터 근처 교차로에서 보행자들이 서 있다.  A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기업 지배구조 개혁 정책을 펴온 일본이 3일 주식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더 쉽게 파악해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주가지수 'JPX 프라임 150 지수(JPX Prime 150 Index)‘를 선보였다.

JPX 프라임 150 지수 도입은 일본이 줄곧 추진해온 기업 지배구조 개혁 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 이 지수가 도쿄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로 부상하게 되면 상장기업들이 지수에 포함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경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의 대표적 지수로는 수출 대기업 위주의 닛케이225와 은행과 국내 활동 기업 위주의 토픽스(TOPIX)가 있다. 그런데 두 지수 모두 ’단순 주가 동향‘ 위주로 측정해 산출하는 반면에 'JPX 프라임 150 지수'는 기업의 ’가치창조‘와 '지속가능성' 수준을 반영하여 우수한 종목들을 편입한다는 차별성을 갖는다는 게 도쿄증권거래소(JPX)의 설명이다. ‘가치창조’란 지금까지 없었던 미래지향적 가치의 창출을 의미한다. 

JPX의 시장 혁신·지수 사업 연구 책임자인 미우라 타카히로 미국의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장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필수적“이라면서 "이 지수가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뛰어난 우량기업 150곳 엄선

일본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수는 현재의 주가가 순자산 대비 몇 배인지를 알려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 Value Ratio) 등을 바탕으로 추린 우량 기업 중 자본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 150곳을 엄선했다. 

소니그룹, 히타치, 닌텐도 같은 대형 기술기업들뿐만 아니라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최근 투자해서 화제가 됐던 마루베니, 이토추,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 종합상사들도 포함됐다. 그러나 일본 증시 시가총액으로 1위인 토요타 자동차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지수에 들어가지 못했다.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일본 증시가 올해 들어 세계 최고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등장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는 올해 30% 가까이 상승했고, 토픽스 지수는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24% 가까이 올랐다.

<2023년 닛케이225 움직임> 

출처: 야후 금융
출처: 야후 금융

투자자들, 기업지배 구조 개선 노력 반겨

엔화 약세 효과와 경기 회복 등 여러 요인이 지수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노력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반겼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2010년대 초 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시작한 일련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포함돼 꾸준히 개혁 성과를 쌓아왔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을 괴롭혀온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아베노믹스의 3대 축 중 하나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다. 일본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기업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한편 주주배당도 높여 주식 투자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당시만 해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일본 증시 투자자들의 긍정적 반응이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개혁이 뿌리를 내리면서 이제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기업들 자본 효율성 개선

JPX는 이런 기업지배 구조 개혁의 연장선 상에서 올해 일본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손익계산서상의 매출과 이익 수준뿐 아니라 대차대조표를 기준으로 자본 비용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또 최근에는 시장 구조조정 규칙도 확정했다. 이 중에는 상장기업의 주가가 장부상 PBR 1 이하로 거래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PBR이 1 이하라는 건 기업의 주가가 주당순자산에 못미쳐 거래되고 있다는 것으로 자본의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JPX는 그러한 기업은 빠르면 2026년에 상장 폐지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리버 리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JPX가 새로 마련한 규칙으로 인해 PBR이 1 이하인 기업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주가를 지지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많은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투자 대가 워런 버핏도 인정...외국인 투자 유입

버핏이 일본 종합상사에 투자한 것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영향이란 분석이 많다.

아슬리 M. 콜판 교토대학교 경영·경제대학원의 기업 전략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비롯한 더 많은 해외 투자자가 들어오고 있으며, 더 많은 해외 투자자가 규정 준수에 압력을 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핏은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종합상사를 비롯한 일본 주식에 대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추가 투자 가능성을 밝혔고, 지난달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가 일본 종합상사 5곳의 지분을 평균 8.5% 이상으로 늘렸다.

이는 일본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인용한 노무라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6월 중순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연속 일본 증시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이 석 달 동안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430억 달러, 우리 돈 5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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