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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잘못 투자했다간 "큰 코 다친다"...거액 손실 경고 나와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8.31 18:56
  • 수정 2023.09.0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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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가디언지, 기업들 탄소배출권 투기 위험성 경고
연구결과 "자발적 탄소시장서 유통 부진 배출권 적잖아"
엉터리로 생성돼 무가치한 탄소배출권도 다수 발견돼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 전경. AP=연합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 전경. A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탄소배출권에 잘못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아예 환경적 가치가 없는 배출권이거나, 초기 가치가 있었으나 시장 환경 변화로 가치가 사라지다가 오히려 부채가 되는 ‘좌초자산’ 전락 위험이 큰 배출권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가디언지는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엄청난 양의 탄소배출권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때로는 이것이 인권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면 최근 이같이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5위 오염 배출국인 일본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하는 탄소배출권이 정부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사용되지 않고 쌓여만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 디즈니, 구찌, 쉘 등 세계 일류 대기업들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사용해 지속가능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2021년 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탄소배출권 가격은 1톤 당 2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탄소배출권, 지구온난화 해결책으로 간주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거나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권리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은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한 뒤,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열대우림 벌채 중단, 묘목,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등과 같이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면 탄소배출권이 생성된다. 배출권 지지자들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줄이기 위한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의 거래 규모와 범위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가디언은 “탄소배출권이 가진 실제 영향력을 둘러싼 스캔들이 반복되고 있고, '탄소 중립'을 내세우는 기업들에 대한 규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배출권 수요와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배출권 거래 기업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수억 달러에 달했던 투자를 상각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 가치 떨어진 탄소배출권 상각 움직임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파생상품 시장 규제 당국은 탄소 배출권시장에서 자행되는 사기 및 위법 행위와 관련된 내부 고발자 경보를 발령했다. 새로운 환경 사기를 막기 위한 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

얼라이드오프셋(AlliedOffsets)의 연구 책임자인 안톤 루트는 “탄소시장은 구매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구매자는 당연히 품질을 우선시한다”면서 “시장에 발행되었지만 소각되지 않은 배출권 물량이 10억 톤 넘는다는 건 많은 배출권이 상각될 수 있고 구매자가 활용할 수 있는 공급 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석유 트레이더 출신으로 현재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거래업체인 싱가포르 트라피구라의 탄소거래 글로벌 책임자인 한나 하우만 역시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베라(Verra)가 승인한 수백만 개의 산림 탄소배출권 가치마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한다.

삼림 보존 효과 속여서 생성된 탄소배출권 발견돼 

케임브리지대학과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과학자,경제학자들의 이 연구 분석에 따르면 총 18건의 대규모 산림 상쇄 프로젝트가 보존 효과를 크게 부풀린 계산을 기반으로 수백만 개의 탄소배출권을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있지도 않은 삼림의 벌채를 피한 것처럼 꾸며 배출권을 생성하는 방식 등이다. 따라서 이런 프로젝트들은 삼림 손실을 줄이지 않거나, 약속한 면적보다 훨씬 적은 양만 줄인 것으로 밝혀져 배출권 가치가 대부분 무의미해졌다는 게 연구 결과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2020년 브라질 아마존에서 추진된 12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나 베라가 인증한 40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연구에서도 일부 프로젝트가 삼림 벌채를 막는 데 효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베라 측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환영하며, 현재 시스템에 개선 여지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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