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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첫 ‘여성 1급 공무원’ 선임 놓고 뒷말 나오는 까닭

  • 기자명 권은중 기자
  • 입력 2023.10.06 11:22
  • 수정 2023.10.08 0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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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국장 1급 임명... 본부 아닌 대통령 정책 자문기관으로
‘금녀(禁女) 부처’ 기재부서 여성 최초 사무관·과장·국장 맡아와
기재부. 본부 여성 1급 이상 전무해 다른 부처와 대조적

[ESG경제=권은중 기자] 기획재정부가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에 김경희 전 개발금융국장(사진)을 선임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김 신임 단장은 지난 9월 중순 기재부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실장급(1급)에 선임됐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김 단장은 1969년생으로 연세대 영문학·법학을 졸업했다. 공직에는 행정고시 37회로 1994년 옛 경제기획원으로 입사해 행시 출신 최초의 여성 사무관으로 언론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여성 행시합격자는 300여명 가운데 단 8명. 김 단장은 당시로는 여성 행시 합격자로는 드물게 경제게획원을 지원했다. 이후 김 단장은 행시 출신 첫 여성 사무관뿐 아니라 서기관·과장·본부 여성 국장으로 ‘여성 최초’ 타이틀을 휩쓸었다. 여기에 이번 인사로 첫 여성 1급 타이틀도 추가된 것이다.

 

여성 최초 행시 사무관, 서기관, 국장, 실장 타이틀 거머져

김 단장의 이력을 보면, 조세분석과장, 소득세제과장, 재산세제과장,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행정국방예산심의관, 복지안전예산심의관, 개발금융국장 등 기재부의 핵심 분야인 세제와 예산 분야를 두루 거쳤다. 그래서 김 단장은 여성 최초 세제실장 등 중요 본부 1급 보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그가 기재부 본부 1급이 아닌 부처 외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으로 인사가 나자 기재부 안팎에서는 검찰과 함께 ‘금녀 부처’로 손꼽히는 기재부에서 다시 한번 여성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정'이 작동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대통령 경제 정책 자문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큰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1급 이상 여성 고위직 내부 승진이 없어 '금녀 부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진은 기획재정부 세종 청사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기획재정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1급 이상 여성 고위직 내부 승진이 없어 '금녀 부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진은 기획재정부 세종 청사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김 단장은 ‘금녀 부처’인 기재부에서도 금녀 부서로 통하는 세제실과 예산실에서 주무 과장과 국장직을 맡아왔다. 예산과 세제는 기재부의 핵심적인 부서이지만 정부 각 부처는 물론이고 정치·기업인들과 만나는 일이 잦아 3D 부처로 통한다. 김 단장은 이곳에서 실력으로 승부했고 실무 부처 책임자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는 2015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재부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조직”이라며 “능력있는 남성들과 경쟁하고 일을 잘 해내려면 죽기 살기로 해야 했고 이를 위해 주 7일 출근에 회식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소주와 양주를 섞어 만든 폭탄주를 받아 마시다보니 술을 잘 마시는 편도 아닌데 주당으로 소문이 났을 정도였다고 한다.

 

기재부, 유리천정 작동했나...1급 배출 다른 부처와 대조적

기재부에서 본부 1급 고위직이 없는 현실은 여성 1급뿐 아니라 더 높은 고위직을 배출한 다른 부처와 사뭇 대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차관급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임명했다. 또 외교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오영주 2차관을 임명했다. 이 두 사람을 각각 통상, 외교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차관에 올랐다.

(자료=여성가족부)
                                                                                                                        (자료=여성가족부)

실제 여성가족부 올 상반기 자료를 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비율은 2021년 10%대였다. 여성가족부는 이 비율을 2027년까지 13.5%로 늘리기로 했다. 그렇지만 선진국 클럽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이 비율은 30%를 넘는다. 기재부도 김 단장 이후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이 많아져 기재부의 여성 고위직 비율도 앞으로 차츰차츰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에서 현재 김 단장 외에 고위직에 가까운 여성 관료는 장문선(행시 39회) 기획정책담당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파견된 오은실(행시 41회) 국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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