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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따른 식량 위기, 식용 곤충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올라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10.24 22:14
  • 수정 2023.10.25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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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식용 곤충, 기존 식품 대체로 주목받아
식용 곤충은 친환경적 식량으로 풍부한 가치 지녀
유럽, 식용 곤충 기술 개발 기업 적극 지원

2022년 2월 13일 태국 방콕의 한 카페에서 고객이 귀뚜라미가 들어간 게 요리를 맛보고 있다. EPA=연합
2022년 2월 13일 태국 방콕의 한 카페에서 고객이 귀뚜라미가 들어간 게 요리를 맛보고 있다. EPA=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기후 변화와 각종 전쟁으로 전 세계의 식량 안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머지않은 미래의 식탁 메뉴에 실험실에서 재배한 고기와 곤충이 자주 오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주 호주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전망하며, 이런 메뉴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지역 주민에게 영양을 공급하거나 우주로 모험을 떠나는 우주 비행사의 식량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 “배양육과 식용 곤충, 기후 변화 피해 해결에 도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토론회에 참가한 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인 바우(Vow)의 조지 페푸 최고경영자(CEO)는 “고기를 단백질 공급원이 아닌 브랜드 상품으로 간주해 다양한 동물의 풍미를 결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우는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한 육류 생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 중 한 곳이다. 이들은 배양육 동물의 세포를 채취한 뒤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생물반응기에서 자라게 하고, 그 결과물을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브루클린 벅스(Brooklyn Bugs)의 설립자 조셉 윤은 식용 곤충 중에서 귀뚜라미를 추천했다. 윤은 “귀뚜라미는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다”는 점을 추천 이유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귀뚜라미에는 1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함유되어 있다. 또 저비용·고영양·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에 식량을 공급하는 공급원 구실도 할 수 있다.

그는 식용 귀뚜라미의 보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선입견'을 꼽으면서 귀뚜라미를 먹는 게 혐오스럽다는 인식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 

기후 변화로 이상 고온 현상이 잦아지고 농작물 재배에도 심각한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배양육과 곤충이 기존 식량의 대용품 구실을 할 것이란 전망은 사실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올해도 기후 변화로 미국의 옥수수 작황이 피해를 입었고, 호주의 밀 작황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다.

중국에서는 농작물에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해충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가 심화하면서 밀 가격은 치솟고 있다.

식용 곤충 섭취는 지구 환경에도 유익

전문가들은 최근 배양육과 식용 곤충 중에 만드는 데 돈이 거의 들지 않고, 조리해 먹기도 편하다는 점에서 식량 대체재로써 갖는 식용 곤충의 잠재력을 특히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식용 곤충을 더 많이 먹어야 할 수도 있지만, 식용 곤충 섭취가 기후 변화와의 싸움을 돕고 지구 환경을 구하는 데도 유익한 행동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곤충이 친환경적 식량으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란 게  무엇보다 큰 이유다. 예를 들어, 곤충은 유전적으로 인간과 매우 달라 바이러스가 침투할 가능성이 낮고, 가축에 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적다는 것이다.

아울러 1kg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 소 한 마리가 2,850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반면 곤충은 단 1g만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곤충은 채소 껍질과 같은 유기 폐기물을 먹거나 소량의 물만 먹어도 자라기 때문에 생태 발자국이 적은 식단의 대안으로 유망한 식품이라는 설명이다.

자연재건 전문가인 제리 머레이는 지난 6월 BBC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우리의 식습관은 지구를 질식시키고 있다”면서 “식량 생산은 전 세계 생물 다양성 손실의 거의 60%의 원인이며, 남획과 기후 변화와 물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며 곤충을 먹어도 좋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식습관에 변화를 줘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유럽, 식용 곤충 기술 개발 적극 지원

식용 곤충 관련 기술 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은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은 2021년 곤충 단백질을 양식 어류에 이어 닭과 돼지에게도 먹이는 것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노랑밀웜, 작은밀웜, 철새 메뚜기, 집귀뚜라미 등을 통째로 먹거나, 파스타나 시리얼 바를 식품 단백질로 바꿔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처럼 규제 장벽이 낮아지자 유럽의 스타트업 수십 곳이 식용 곤충 시장의 성장에 베팅하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EU 보조금 지원도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2030년까지 유럽 기업들은 매년 100만 톤의 곤충 기반 동물 사료를 생산하고, 3억 9000만 명의 유럽인이 어떤 형태로든 곤충 기반 식품을 섭취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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