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순 제로 정책에 맞춰 ESG 선제적 영업전략 마련
산재 사망사고 시급히 개선해야

[ESG경제= 김민정 기자] 현대건설을 선두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ESG(환경보호·사회·지배구조)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작년 10월 발표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등급'에서 통합 'A(우수) 등급'을 받았다.
국내최초 해외 건설 공사 수주한 글로벌 건설명가
현대건설은 대한민국 건설업계 최초로 1966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 건설공사를 수주한 회사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수 천 개의 공사를 수행하며 글로벌 건설명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춘천댐 건설, 경부고속도로 공사와 함께 1960년대 2대 토목공사의 하나로 꼽히는 소양강 다목적댐을 건설했고, 진해 제4비료공장 건설을 위한 원자재 도입용 항만 설치 공사를 따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또 대표적인 플랜트 공사로 단양 시멘트공장과 한국비료 울산공장을 시공했다. 1966년 9월 완공한 한국비료 울산공장은 연간 33만t의 생산량으로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고, 단양 시멘트공장은 1957년에 최초 구상에 들어간 현대건설의 자체 시멘트 공장으로 1964년 연간 3000톤 규모로 완공됐다.
전기·플랜트·건축 전 분야의 시공능력을 고루 확충해온 현대건설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기업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현대그룹의 눈부신 업적은 중동에서도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1975년 1월 이란에 지점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건설공사 공개입찰에 도전, 중동에서 첫 번째 공사인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 동원훈련조선소 공사를 수주했다.
또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작’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수주해 완수했는데, 여기에 사용된 모든 자재는 한국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다.
게다가 2005년 현대건설이 완공한 사우스파4·5단계는 완공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16억 달러다.
현대차그룹 일원으로 내실경영 정착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으로 편입한 현대건설은 그간 해외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 철저한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에 힘써왔다. 당해 연간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탄 이후, 2013년엔 해외수주 누적액 1000억 달러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외형 1등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경영전략에 따라, 수익성이 담보되는 양질의 수주 위주로 접근한 덕분이다.
그에 따라 현대건설은 EPC 경쟁력을 토대로 투자 개발,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ESG 경쟁력이 떠오름에 따라 수소연료발전·해상풍력·조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팜·바이오가스·오염토정화 등 친환경 사업도 확장에 나섰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총 567건의 사업 수주를 통해 전년대비 57%(128억 달러)가 증가한 351억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5년 중 최고 실적을 거뒀다.
지난달 말에는 올 1분기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 기준 매출 4조1,496억원, 영업이익 2,009억원, 당기순이익 1,9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속적 매출 발생과 수익성 개선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상승한 2,009억원을 달성했다. 총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한 4조1,496억원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 순 제로 정책에 맞춰 ESG 선제적 영업전략 마련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Markit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2020년 10조7000억달러 대비 4.8% 증가한 11조3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보다 높은 7.6%의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인도와 중국 등의 신흥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공종별로는 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신규 투자가 위축됐던 교통 인프라 및 에너지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예상이다. 특히 플랜트 수주의 전방 산업이 증가함에 따라, 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환경, 석유화학 및 정유 프로젝트의 발주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현대건설은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와 진출 시장을 보유함에 따라 16개의 해외 지사를 활용한 현지 수행 체계 강화와 스마트 건설기술 기반의 생산 프로세스 고도화로 승부를 내걸었다.
더불어 탄소배출 순제로 정책 등과 같은 해외건설시장의 외부 환경 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2030 글로벌 그린 원 파이오니어(Global Green One Pioneer)’라는 비전을 설립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연계하여 선제적 환경에너지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은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CDP)’ 한국위원회가 발표한 ‘CDP Korea 명예의 전당’에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이름을 올렸다.
CDP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 온실가스 감축 노력, 온실가스 관리, 신사업 추진 등 전 영역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 건설사에 만연한 산재 사망사고 대책 시급
다만 현대건설은 ESG 경영의 사회책임(근로자 보건과 안전)에 대한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건설사 가운데 건설공사 중 현대건설의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포스코와 쿠팡, CJ대한통운 등 9개 기업들과 함께 여야 합의로 2월에 열린 ‘산업재해 청문회’ 석상에 서야 했다.
현재 현대건설은 안전 경영을 강화한다는 취지 하에, 2019년 건설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안전관리시스템인 HIoS(하이오스: Hyundai IoT Safety System)에 감염, 침수, 화재 사고 대응 기능을 추가 개발해 작업자 위치관제, 밀폐공간 가스누출감지, T/C충돌방지, 환경민원관리 등을 포함한 현장안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