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감산 결정에도 유가 하락 지속…美 셰일업체 생산 늘린 탓
생산속도·효율성 업그레이드에 성공…"세계 석유카르텔 강력 위협"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배럴당 71달러, 중동산 두바이유 배럴당 76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배럴당 76달러’
현재 국제유가 수준이다. 지난 9월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 돌파까지 위협했던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하락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산유국과 러시아의 추가 감산 결의에도 내림세가 이어지는 것은, 미국 셰일오일업계의 깜짝 증산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외신에 따르면 EIA는 최근 단기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326만 배럴로 예상했다. 1년 전에 예상했던 생산량 1,251만 배럴에 비해 75만 배럴이 많은 수준이다.
이렇게 원유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비상장 셰일오일업체들의 증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산량을 가장 많이 늘린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 10개사 중 7개사가 비상장사였다.
비상장사인 뮤본오일, 엔데버 에너지리소시스의 증산량은 미국 최대 에너지 업체인 엑손모빌의 증산량을 능가했다. 시추 기술의 발전도 셰일오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미국 최대 셰일오일 산지에서 시추 작업을 하는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경우 최근 3년새 평균적인 유정에서 셰일오일을 뽑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40% 단축했다고 전했다. '셰일 혁명' 초기 생산량 증대에만 집중하던 셰일오일 업계가 2010년대 중후반 저유가 시기 생산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기술혁신을 이룬 탓이다.
미 셰일 업계의 증산 영향으로 주요 산유국의 최근 추가 감산 결의는 무력화되는 분위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지난달 말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유가 내림세를 막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셰일오일 업계가 세계 석유 카르텔을 위협하는 존재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라고 최근 국제원유시장의 현황을 평가했다. [ESG경제=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