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또 적자 전망…올해 영업 손실 7조원대 예상
"국제유가·환율 불확실성에 흑자 지속 여전히 불투명"

[ESG경제=김도산 기자]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등의 효과로 올해 3분기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우크러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원·달러 환율도 당초 전망보다 높게 형성돼 '반짝 흑자'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전은 연결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9,966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7조5,309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3분기 매출액은 24조4,7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순이익은 8,333억원으로 작년 동기(5조8,842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한전의 이번 흑자는 작년 이후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과 올해 상반기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연료비와 구입 전력비가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일 뿐이라는 의미다.
예컨대 한전의 올해 1∼3분기(1∼9월) 전기 판매 단가는 작년 동기보다 29.8% 올랐고, 전기 판매 수익도 28.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연탄 가격 하락 등으로 한전 산하 발전 자회사들의 연료비는 약 2조6,600억원 감소했다.
한전은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3분기까지 5차례의 요금 조정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면서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흑자 지속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증권가, 4분기 6000억원 대 영업적자 예상…주가는 모처럼 5.43% 상승
증권가는 한전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주는 고유가·고환율 환경 탓에 올해 4분기에 다시 6,000억원대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2021년 이후 쌓인 한전의 막대한 적자를 해소하기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2021∼2022년 두 해에만 38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여기에 올해 누적 영업손실이 약 6조5,000억원에 달해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는 여전히 약 45조원에 이른다.
적자 누적으로 적립금이 계속 축소돼 한전이 내년부터 회사채를 찍어 이자를 갚는 길마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 9일 대기업에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6원 올렸다. 한전 수익 측면에서 이는 전체 전기요금을 kWh당 5원가량 올린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
정부는 당초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통한 재무 안정화를 염두에 두고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kWh당 51.6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한편 한국전력 주가는 이날 3분기 영업이익 2조원 달성 소식에 전일대비 5.43%(+920원 ) 오른 1만 7,870원에 장을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