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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의 '역공'...행동주의 펀드에 소송 제기

  • 기자명 박가영 기자
  • 입력 2024.01.22 17:08
  • 수정 2024.01.23 0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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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연례 주총 전 주주 제안에 맞서 소송 제기
엑손모빌, "기후 관련 주주 제안, 극단적이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ESG경제=박가영 기자] 미국 최대 규모의 정유업체이자 에너지 회사인 엑손모빌이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 제안이 연례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오르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엑손모빌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제시한 기후 관련 주주 제안이 오는 5월 열릴 주총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게 해달라며 텍사스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소장에는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사인 아르주나 캐피탈(Arjuna Capital)과 팔로우 디스(Follow This)가 제시한 결의안이 엑손모빌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총에서 다루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르주나 캐피탈과 팔로우 디스는 엑손모빌을 비롯한 다른 정유업체들에게도 보다 엄격한 기후 목표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엑손모빌은 5대 메이저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 쉐브론텍사코, 로얄더치쉘, BP, 토탈 중 유일하게 스코프3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엑손모빌이 텍사스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는 스코프3과 관련된 주주제안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팔로우 디스는 2016년부터 여러 메이저 석유 기업의 주총에서 비슷한 주주제안을 한 바 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엑손모빌 주총에 기후제안 안건을 상정했다. 다만 이러한 주주제안에 대한 지지율은 감소 추세를 보였는데, 2022년 투표에서는 28%의 지지를, 지난해에는 10% 지지를 받았다. 

팔로우 디스 측은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고 스코프3를 포함해 파리 협정과 연계된 중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행위이다” 라며 “목표는 여러 기후 정책에 직면할 준비를 하고, 여러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엑손모빌 측은 “투자자들이 그들이 제시한 극단적인 안건에 이끌리고 있다”며 “해당 행동주의 투자사들의 결의안은 투자자들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도 주주 가치를 증진하기 어려운 안건”이라고 밝혔다. 또한 엑손모빌은 두 투자사가 지난해에도 동일한 주주제안을 제출하며 기업의 활동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엑손모빌은 이번 소송에서 자사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경우, "미국 기업 전체의 주주 제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엑손모빌이 행동주의 펀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FT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 상장된 에너지 기업들은 1년에 10회 이상 환경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주 제안을 받는다. 기업이 주주제안에 맞서 먼저 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미국 정유 업계중 최초다. 주주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은 많았으나, 반대의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미국 상장기업은 일반적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우선적으로 주주 제안 대해 논의한다. 그러나 엑손모빌 등 이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SEC의 조언이나 결정이 어떤 행정부 하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SEC에 따르면 주총에 상정된 환경 및 사회적 주주 제안의 숫자는 최근 두 번의 주총 시즌(proxy season)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주 당국으로부터 대중들의 기후 변화 인식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기소당한 적 있다. 2021년에는 사회적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엔진 넘버원에 3명의 이사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한편, 해당 사건의 판사인 리드 오코너 판사는 총기 및 LGBTQ, 인권 관련 법률 및 규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건에서 보수적인 성향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엑손모빌의 연례 주주총회는 5월 29일로 예정돼 있다. 주총에서 우호 표를 확보하기 위한 위임장은 4월 1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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