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자산 5800조원 규모의 투자자 그룹, 파리협정에 맞는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스코프 3 감축 목표 요구
2023년에는 20% 찬성

[ESG경제=김연지 기자] 석유기업 셸(Shell) 지분의 약 5%를 보유한 27명가 투자자 그룹이 ‘회사가 더욱 엄격한 기후 목표를 설정할 것’을 촉구하는 주주제안을 공동 제출했다. 녹색 주주 활동가 단체 ‘팔로우 디스(Follow This)’ 주도로 나온 이번 주주제안은 오는 5월 열리는 셸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팔로우 디스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를 포함한 27명의 주요 투자자가 셸에 기후 목표 설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공동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투자자 그룹의 전체 운용 자산 규모는 약 4조 유로(약 5800조원)에 이른다.
이번 주주제안에는 ‘셸이 파리기후협정에 부합하는 수준의 중기 배출 목표(midium-term targets)를 조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셸이 스코프 3까지 포괄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팔로우 디스의 주주제안은 2016년 이래 매년 셸의 정기주총에 제출됐다.
팔로우 디스의 설립자 마크 반 발(Mark van Baal)은 성명을 통해 2023년에 이미 주주의 20%가 이 기후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더 많은 투자자들이 셸의 변화에 투표함으로써 선도적인 동료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주주는 주주총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여 기후 위기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이번 주주제안은 주주에게 셸의 에너지 전환 추진을 요구할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말했다.
주주제안의 공동 제출자로 나선 영국의 연금보호기금(Pension Protection Fund, PPF) 역시 성명을 통해 “ 팔로우 디스의 주주제안을 공동 제출함으로써 우리는 파리협약에 부합하는 감축 목표 설정 및 목표 달성의 중요성에 대해 셸 이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셸 대변인은 “팔로우 디스의 2024년 주주제안은 주주들이 거부한 2023년의 주주제안에서 크게 변경되지 않았다”며 "셸의 이사회는 이전에 팔로우 디스 결의안이 비현실적이고 단순하며 기후 변화 완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주들에게 조언했다“고 말했다.
한편 셸은 지난 2023년 1월 와엘 사완(Wael Sawan)이 CEO에 취임한 이후, 낮은 수익률을 이유로 해상 풍력, 수소 및 바이오 연료를 포함한 다양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취소한 바 있다. 다만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은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셸은 2024년 초 첫 번째 ‘에너지 전환 전략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