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 982개, 4% 증가
한국,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 수 세계 4위 올라 주목

[ESG경제=박가영 기자]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경영권과 주주환원책 등을 둘러싼 주주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이 증가하며 주주행동주의가 더욱 확산됐다는 통계가 나왔다.
영국의 글로벌 기업거버넌스 리서치업체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셀 3000 기업 중 23.4%가 주주행동주의를 리스크로 공시했다. 2022년 21.4%보다 증가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글로벌 증시에서 주주행동주의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연대 등 주주권 행사의 대상이 된 기업은 982개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에서는 13.4%, 캐나다에서는 25.5%가 증가했다. 아시아는 7.8%로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기업의 급여 정책과 관련된 주주제안이 높은 지지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81개 기업들이 급여 정책과 관련된 주주제안을 받았다. 2022년 59개에 비교해 37.3% 증가한 수치다. M&A를 반대하는 요구를 받는 기업도 20.8% 증가했다.
사회적 요구도 증가했다. 2023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요구와 관련된 주주 제안은 2022년 150건 대비 6% 증가한 159건이었다. 환경적 요구는 2022년 대비 1.5% 감소했다. 거버넌스와 관련된 요구는 4.5% 증가했다.
행동주의 움직임이 저조했던 아시아에서는 주주권 행사가 증가하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주주권 행사의 타겟이 된 기업은 7.8%로 다른 지역보다 낮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아시아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의 수는 총 238건으로 23.9% 증가했다.
지난해 아시아에 기반을 둔 회사에서 시작된 캠페인 중 17.7%인 42개 캠페인이 부분적으로 성공하는 등 주주가 승리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또한 주주들은 2023년 아시아에서 93개의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다. 이 중 17개는 합의를 통해, 76개는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2023년 주주권 행사의 타깃이 된 한국 기업의 수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았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에서는 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91개의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숫자다.
딜리전트는 그 중에서도 얼라인 파트너스를 주목했다. 얼라인은 2023년 주주 수익률과 관련된 개선된 공시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7개 상장 금융 기관의 이사회에 보냈다. 7개 은행 모두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얼라인은 지난해 SM엔터테이먼트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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