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 국민 인식 설문' 결과.
ESG 중 가장 대응을 못하고 있는 분야는 지배구조.
[ESG경제=김도산 기자] 한국의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것으로 조사됐다.
또 ESG를 실행하는 기업의 제품은 다른 제품과 비교해 높을 가격을 치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들도 ESG '착한 기업'의 브랜트 가치를 높게 쳐주기 시작한 것으로, 이는 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의 재무적 가치를 높여줄 것이란 기대를 낳게 한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구매에 영향을 주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63%는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ESG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70.3%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친환경·사회공헌·근로자 우대 등 ESG 우수기업 제품의 경우 경쟁사 동일제품 보다 가격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88.3%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2일 만 20세 이상 일반국민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인터넷 방식으로 실시됐다.

국내 기업 ESG 중 가장 낙후된 분야는 지배구조
ESG 중 기업이 가장 대응을 못하고 있는 분야로는 지배구조(41.3%)를 지목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이어 환경(35.0%), 사회(23.7%) 순이었다.
ESG 분야별로 기업들이 관심을 둬야 할 이슈를 살펴본 결과 환경 분야는 플라스틱 과다사용에 따른 생태계 오염(36.7%)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이어 기후변화 가속화(21.0%), 환경호르몬(19.7%), 미세먼지(15.0%), 지하수·수돗물 오염(3.3%), 각종 동식물 멸종(2.3%), 토지내 중금속(1.7%)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분야 이슈로는 일자리 부족(31.7%)을 선택한 국민들이 가장 많았고 근로자 인권 및 안전(31.0%)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소득 양극화(14.0%), 비정규직 문제(9.7%), 협력사 관계(7.0%), 전근대적 기업문화(6.3%) 순이었다.
기업이 관심을 둬야 할 지배구조 이슈로는 부적절한 경영권 승계(36.3%)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회사 자산 사적유용 등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32.7%), 일감 몰아주기(12.0%), 이사회 및 감사기구 역할 강화(10.3%), 소액주주 권리 강화(8.3%)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ESG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민들도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우리 국민들의 인식변화에 따라 이제는 기업들은 ESG에 기반을 둔 경영활동을 펼쳐나가는 것이 필수조건이 됐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역할은 이해관계자 전체의 이익 추구
기업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주주 이익과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응답이 5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인 기업의 역할로 여겼던 주주의 이익극대화 9.0%에 그쳤고 주주가 아닌 사회구성원의 이익 응답이 39.7%를 차지했다.
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소비자가 신뢰할만한 제품 생산(32.3%)을 꼽은 국민들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일자리 창출(23.3%), 사회공헌 통한 사회적 책임 강화(17.0%), 국가경제 발전 기여(14.7%), 근로자 복지 향상(7.0%), 협력업체와의 상생(4.0%), 지역사회 발전 기여(1.7%)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윤철민 대한상의 ESG경영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지속성장은 물론 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