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 주식보유 국민연금 수탁위 14일 찬반 결정
해외 의결권자문사들 잇단 찬성...외국인 표심에 영향
내부 출신 장 후보, 포스코 이해관계자들 평판도 중요

[ESG경제=박가영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장인화 신임 회장 후보 선임 안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홀딩스의 국내 1대 주주(지분율 6.71%)인 국민연금이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14일 회의를 열고 포스코홀딩스의 주총 안건을 심의, 의결한다.
세계적 권위의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잇따라 포스코홀딩스 CEO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장인화 회장 후보의 자사주 매입과 이사회 호화 외유 등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거론되고 있지만 결정적인 연루 정황이 없고, 내부 출신으로 포스코의 경영을 이끌 경륜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내외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우호적인 평판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판단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연일 반대 시위를 개최하며 장 회장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여론에 민감한 국민연금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포스코홀딩스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장 회장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지난 2019년과 2023년 해외 사업장 시찰 이사회를 해외 현지에서 열었는데 해당 이사회가 '호화 외유성 출장’라는 의혹을 받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장 후보는 2019년 당시 포스코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연대 책임이 있어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 등의 주장이다.
당시 8명의 사외이사는 하루짜리 이사회를 위해 전세기를 빌려 7일 간 백두산 일대를 여행했고, 소요된 비용 7억~8억 원의 상당 부분을 현지 자회사인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했다는 것이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명이 참석한 2023년 캐나다 현지 이사회에서도 비슷한 호화성 외유 시비가 벌어졌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한다. 다만 이 때는 장 후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연루되지 않았다.
포스코홀딩스의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외유성 출장 논란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추천한 장 후보 또한 공정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사회의 해외 현지 사업장 시찰과 현지 이사회 개최는 정례적인 이사회 활동으로, 삼성 등 대부분 국내 대기업들도 시행하고 있다"며 "오지의 광산 등을 시찰하기 위한 전세기 이용 등을 호화 접대로 몰아가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자사주 취득과 관련해서도 공격을 받고 있다. 장 후보는 2020년 4월 포스코가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결의에 앞서, 최정우 회장 등과 함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장 후보는 자사주 취득 결의 한달 전인 3월 18일, 8450만 원 상당의 포스코 주식 500주를 주당 16만 9000원에 매수했다. 최정우 회장은 615주, 전중선 당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1000주를 매입했다. 이 사건도 현재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상태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이에 대해 "(수사와 관련해) 필요한 부분을 성실하게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0년 자사주 매입은 코로사 팬데믹을 맞아 주가가 급락하자 (CFO가) 포스코 임원들에게 애사심 차원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도록 권고한데 따른 것"이라며 "중요 정보를 사전에 이용한 내부자거래와는 성격을 달리한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핵심은 1조 원 자사주 매입 계획을 장 후보가 미리 알고 사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포스코 주식을 사전 취득했느냐의 여부다. 당시 CFO는 1조 원 자사주 매입 계획을 사실상 임원들에게 알리며, 주식을 사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임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건은 외국인과 소액주주 표심
포스코홀딩스는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으로 일반 주주의 지분이 75%, 외국인 투자 지분은 28%에 달한다. 설사 국민연금이 반대하더라도 일반 소액 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으면 장 후보의 회장 취임은 무난할 전망이다.
포항에서는 지난 7일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장 회장 내정의 원천 무효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장 회장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명분으로,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범시민대책위회는 “포스코 이사들은 서면으로 한 포항시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약 2조 원을 들여 미래기술연구원을 성남 위례지구에 조성하려 한다”며 “이는 포항시민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했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장 후보가 연구 파트 출신으로 CEO로서 종합적인 경영 능력에 의심이 가고, 물러나는 최정우 회장이 본인 뜻대로 구성해 놓은 이사회를 막후에서 조정해 장 후보 추천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장 후보는 3년 전 회장 선출 때 최정우 회장과 최종 2인 후보까지 올라 경영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았으며,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를 감안할 때 최 회장과 장 후보가 밀착돼 CEO를 승계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장 후보는 최정우 회장과 관계가 소원한 인물로 8대 회장 권오준 라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포스코 손 들어줄까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전원은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의 의구심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 및 관련 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를 재추천한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은 김 이사장이 장 후보의 CEO 선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포스코 사외이사 2명의 셀프연임에 반대하는 것이지, 장 후보의 사내이사(CEO) 선임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