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사 지배구조 핵심지표 공개 준수율 5.9%p 개선
준수율 높은 기업 ESG 등급도 높아
SK텔레콤 3년 연속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1위..LG그룹 신흥 강호
이사회에 ESG 위원회 설치 기업도 급증

[ESG경제=이신형기자]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가 시행된 후 기업지배구조의 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 비금융기업 175사가 5월 31일 공시한 2020년 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핵심지표 준수율이 64.5%로 전년대비 5.9%p 개선됐다며 기업지배구조의 “질적 개선(이)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국내외에서 ESG 투자가 급증하면서 ESG 평가에 사용할 비재무적인 정보 수요도 증가함에 따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했다. 현재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40개 금융사와 175개 비금융사가 의무적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2022년에는 자산총액 1조원 이상, 2024년에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개 대상이 확대되고, 2026년부터는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확대된다.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공개해야 하는 핵심지표는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에 관한 15개 항목이다. 2020년 평균 핵심지표 준수율 64.5%는 15개 중 약 10개를 준수한 것으로 1개 항목이 늘어난 셈이다.

핵심지표 중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이 코로나 사태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지난해보다 28.7%p 상승한 71.4%의 준수율을 보였다.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와 배당정책 주주통지, 내외부감사인간 독립적 회의 개최 등도 준수율이 15%p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승계정책 공개 준수율은 43.4%에 그쳐 9.2%p 하락했다.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공개 준수율도 88.0%로 7.9%p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이런 항목의 “준수율 하락은 특정 그룹 계열사들의 무더기 미준수 전환의 결과인데, 이는 실제로 나빠졌다기 보다는 전년도부터 강화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발생했던 전년도 기재오류를 이번 연도에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장기 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의 공개 준수율은 92.0%로 8.4%p 상승했고 내년에는 100% 달성이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준수하기 쉬운 경영관련 중요정보에 대한 내부감사기구 접근 절차 마련 항목은 이미 준수율이 100%에 도달했다고 NH투자증권은 밝혔다.
SK텔레콤 선두...LG그룹 신흥 강호로 부상
기업별로는 2019년과 2020년 보고서를 모두 공시한 169개 기업 중 91개 기업의 준수율이 개선됐고 23개 기업의 준수율은 하락했다.
SK텔레콤은 준수율 100%를 기록, 3년 연속 준수율 1위를 기록햇다. 2년간 공동 1위를 차지했던 포스코는 주총 4주전 소집공고를 내지 않아 삼성물산, KT와 함께 93.3%의 준수율을 보이며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준수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하이트진로홀딩스와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 등 3개 기업으로 33.3%에 그쳤다.
개선폭이 가장 큰 기업은 휠라홀딩스와 영원무역홀딩스, SK홀딩스, 농심 등 4개 기업으로 전년대비 6개 항목이 개선됐고 KG케미칼과 영풍 등 2개 기업은 5개 항목에서 개선을 보였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 한온시스템, S&T홀딩스 등 4개 기업은 준수 항목이 2개 감소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룹별로는 LG그룹의 준수율이 두드러진 개선 흐름을 보였다. LG 등 7개 계열사 평균 준수율이 79.0%로 16.2%p 상승했다. 평균 준수율은 80.0%를 보인 현대중공업 그룹과 함께 최고 수준을 보였고 준수율 개선 정도는 20.0%로 GS그룹과 함께 최상위를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은 LG그룹이 이처럼 눈에 띄는 개선을 이룬 것은 “LG-LX 계열 분리가 진행과 맞물려 지배구조 제도를 정비한 결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닌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의 기업이 자율적으로 보고서를 공개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9개 기업이 공시한 데 이어 2020년 10개 기업, 올해에는 12개 기업으로 늘었다. 한솔그룹과 동아쏘시오그룹, 포스코강판 등이 3년 연속 자율공시했고, 2020년부터 세아제강과 씨에스윈드, 무립P&P가 자율공시를 시작했다.
자율공시 기업의 핵심지표 공개 준수율은 61.7%로 의무공시 기업의 준수율 평균 64.5%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율공시 기업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NH투자증권은 2026년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공시 의무가 확대되는 것으로 고려한 선제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G위원회 신설도 급증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 기업이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175개 비금융기업 중 2020년 ESG위원회를 보유한 기업은 6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43개 기업이 위원회를 신설했고 8개의 기업이 신설할 예정디다.
자본시장법에 의해 여성 등기임원이 의무화되면서 여성 등기임원도 증가하고 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비금융 상장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2020년 40개사(23.4%)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76개사로 확대됐다.
NH투자증권은 “이사회 성별 다양성 강화는 향후 연령 및 경험 다양성 강화 움직임으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ESG 등급과 높은 상관 관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공개 준수율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지배구조(G) 등급은 물론 ESG 등급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6월 공시한 171개 기업지배구조 의무공시기업의 핵심지표 준수 점수를 5구간으로 분류한 후, 2020년 10월 KCGS가 발표한 G 및 ESG 등급(S, A+, A, B+, B, C, D 등 7등급)과 비교해 보니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점수 최상위 구간부터 차례로 G 및 ESG 등급 평균이 A+, A, B+, B 순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 공개 준수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KCGS로부터 높은 ESG 등급을 받았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공시에서 핵심지표 준수율이 높게 나온 기업은 올해말 발표된 ESG 등급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기업들은 앞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뿐 아니라 환경(E)과 사회책임(S)에 관한 지속가능성보고서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금융위는 지속가능성보고서 공개를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국내 ESG 펀드가 해외 사례와 달리 수익성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나, 국민연금 주도로 국내에서도 책임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ESG 등급 평가와 ESG 지수 정교화, 투자자의 ESG 요소 고려 확산을 “선순환 궤도로 끌어올릴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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