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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SK E&S 합병 일반주주 입장서 재심의...SK 의결권 행사 안돼"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4.08.22 11:57
  • 수정 2024.08.22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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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SK그룹에 5대 제안...특위 구성 합병 원점 재검토
“SK사태는 빚에 대한 불감증 및 거버넌스 이해 부족에서 비롯”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2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과 관련, 각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27일 임시주총 전에) 일반주주 입장에서 합병 필요성과 합병비율을 재심의하라고 촉구했다. 또 양사 이사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특별이해관계자인 SK㈜는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삼가라고 요청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과 관련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5가지 사항을 SK그룹에 제안했다.

포럼은 제안서에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천경훈 교수가 법률신문 기고문에서 밝히듯이 ‘합병과 같은 자본거래에서는 이사회가 사업적 관점 뿐 아니라 주주를 위한 최선의 이익인지 반드시 검토해야한다’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일반주주 입장에서 합병을 재심의하라고 요구했다.

또 “최근 합병 추진을 포기한 셀트리온도 이사회가 아닌 특별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합병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SK이노베이션 지분 6% 이상을 소유한 국민연금도 유사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사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배제되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제안했다.

포럼은 일본 세븐일레븐을 사례로 들었다. 거버넌스 개혁이 진행 중인 일본에서 최근 세븐일레븐 브랜드로 유명한 유통기업 세븐&아이홀딩스는 캐나다 유통업체의 공개매수 제안을 받았다. 40조원 이상의 대형 M&A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븐&아이홀딩스는 100% 사외이사로 구성된 ‘독립위원회’를 설치해 일반주주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 발표했다. 2023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경영권 지배 목적의M&A와 관련해 도입한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다.

포럼은 제안서에서 “이번 합병은 양사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가 대립하고 있으므로 외국인 포함한 일반주주만의 결의를 받는 것을 제안한다”며 “특별이해관계자인 SK㈜는 SK이노베이션 주총 개최시 의결권 행사를 삼가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포럼은 이어 "순서가 바뀌었다. 두산과 한화도 마찬가지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경제금융 정책인 밸류업을 도외시한 채 지배주주 지분 확대를 꾀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먼저 밸류업을 하고 합병 논의를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포럼은 마지막으로 회사 측이 제시한 2030년까지 현금흐름(EBITDA) 3.5배 개선 예상치에 대해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단순 합병시 2024년 5.8조원 EBITDA에서 6년 후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럼은 이에 대해 “일반주주 앞에서 자신있게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질 수 있는 숫자인가, 희망이나 꿈이 아닌 보수적으로 잡은 달성가능한 수치를 제시하라”고 일갈했다. 합병시 손익 변동성 축소는 사실이고 주가 밸류에이션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SK이노베이션 주식수가 58% 증가하고 장기 성장성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SK㈜가 각각 36%, 90% 지분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27일 합병 승인 주총을 앞두고 있다. 상장기업이 비상장기업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SK E&S 보통주식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식 1.19주를 배부하는 합병비율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신주 5500만주가 발행된다. SK이노베이션 주주 입장에서는 보통주 주식수가 58% 증가해 대규모 희석되므로 흡수하는 자산의 질과 합병비율이 중요하다.

포럼은 “거버넌스 관점에서 이번 합병은 SK온 살리기 위해 SK㈜ 일반주주가 ‘부자’인 SK E&S 재산 헐어서 ‘가난’해진 SK이노베이션 메꿔주는 셈이다.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없이 지배주주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 자산을 분할했다 붙였다 하니 의사 결정 메카니즘이 건전하지 못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지난 수년 간 그룹 디렉터스 서밋(Director’s summit)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고, '이사회 역량을 강화해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해놓고 막상 최 회장 본인, CEO, 사외이사 등 SK그룹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주주권리, 이사회 독립성 등 거버넌스 기본개념 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여 성과보다는 후유증이 많았다“며 대표적인 예가 SK이노베이션이 90% 지분 보유한, SK㈜ 손자회사인 SK온 상장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해 2021년 10월 설립한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 같이 쪼개기 상장을 염두에 둔 나쁜 거버넌스 사례”라며 “(이같은) 분할 상장이 자회사 및 손자회사 단계에서 계속 이뤄진다면 SK㈜ 및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는 계속 신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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