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까지 화석연료 생산량 40% 감축 목표→25% 축소→폐기 수순
투자자들이 화석연료 감축 전략에 따른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
이라크 등 중동에서 3곳의 유전 개발 프로젝트 계획 중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다국적 에너지 기업 BP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감축 목표를 폐기했다. 동시에 이라크 등 중동의 유전지대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지난 7일 3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BP가 2030년 화석연료 생산량 감축 계획을 포기할 것이라고 단독보도했다. BP는 앞서 지난 2020년 자사의 화석연료 생산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실적발표에서는 매출 증대를 바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이유로 해당 목표를 25%로 축소하기도 했다.
2020년 이후 BP는 새로운 저탄소 에너지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석유 및 가스 탐사팀을 대폭 감축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월 취임한 오킹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는 BP의 주가 하락세를 문제로 보고, 전임자인 버나드 루니의 접근 방식과 반대되는 전략을 취했다. 오직 수익에 집중해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경영기조를 내세웠다.
오킹클로스 CEO의 취임 이후 BP의 저탄소 수소 개발 프로젝트 30개 가운데 20개가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말까지 2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오킹클로스는 지난 5월부터 새로운 해상 풍력 및 바이오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바 있다.
BP 대변인은 로이터의 사실 확인 요청에 “머레이 오킹클로스 CEO가 올해 연초에 말했듯 BP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동일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사업이 좀 더 단순하고 집중돼 있으며 더 높은 가치를 지닌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킹클로스 CEO가 2025년 2월에 있는 정기 발표를 통해 2030년 목표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P 내부 관계자는 오킹클로스 CEO가 단기 감축목표는 포기했어도 2050년 탄소중립 약속까지 폐기한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한편, BP는 단기 감축 목표를 폐지할 뿐만 아니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중동과 멕시코만 일대에서 신규 채굴 활동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이라크와 마즈눈과 루마일라 등 유전지대 3곳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에서는 일부 유전지대 재개발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만에서는 티베르 유전지대 개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