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F, 미국내 주요 에너지기업 화석연료 생산현장 12곳 조사
글로벌 에너지 기업 50곳…자발적 목표치보다 8배 더 배출
12곳 연평균 750만톤 달해…EPA 공식 추정치보다 4배 많아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BP, 셸, 엑손모빌 등 미국에서 석유 및 가스를 생산하는 주요 에너지기업들이 메탄 배출량 감축 약속을 지키지 않아 대규모 벌금을 부과받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NGO 환경보호기금(EDF)은 지난 31일(현지시각) 미국내 주요 에너지기업들이 소유한 화석연료 생산현장 12곳의 메탄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각 분지는 평균적으로 총 가스 생산량의 약 1.6%를 메탄으로 대기 중에 배출해 연평균 750만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공식 추정치보다 네 배나 높은 수준이다.

분지별 배출량은 0.94%에서 7.8%까지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애널리스트 벤 카힐은 “메탄 배출량이 생산현장 간, 현장 내에서도 상당히 다르다"며 "이를 고려하여 적용할 수 있는 연방 규정과 기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메탄 배출량을 조사하는 '메탄에어(MethaneAIR)' 프로젝트는 EDF와 구글, BAE 시스템즈, 뉴질랜드우주국이 함께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32회의 항공 조사를 통해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탄은 온실효과 측면에서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하다. 100년에 걸친 효과는 이산화 탄소의 25배, 20년에 걸친 효과는 무려 72배에 달한다.
EDF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에 측정한 메탄 배출량이 BP, 셸, 엑손모빌을 포함해 50개 석유 및 천연가스 회사가 발표한 자발적 목표치보다 약 8배 더 많았고, 이들이 소유한 분지가 미국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P, 셸, 토탈에너지 등의 에너지 기업들은 COP28에서 공개된 석유가스 탈탄소화 헌장(Oil & Gas Decarbonization Charter)에 서명했으며,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생산량의 0.2%로 줄이고, 가스 플레어링(Flaring) 등 일상적인 연소를 중단한다는 임시 목표에 합의한 바 있다.

EDF는 이번 조사가 메탄 배출량에 대한 가장 포괄적으로 것으로, 산업계가 노후 장비와 플레어링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제거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기업들은 메탄 배출량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는 수준을 넘어 재정 리스크를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EPA가 시행할 대기오염방지법으로 인해 2026년까지 톤당 최대 1500달러(약 200만원)의 메탄 배출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연구 결과에 대해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들은 배출량과 관련하여 투명성과 책임이 증대됨을 환영한다”라며 “우리 산업은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데 노력하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셸, BP, 엑손모빌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FT는 API가 바이든 행정부의 메탄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탄 배출량 모니터링 기술은 매년 진화하고 있다. EDF는 차량에 센서를 달아 주요 도시의 메탄 누출 수준을 지도화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항공기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다음 단계는 인공위성이다. EDF와 구글은 메탄SAT라고 불리는 인공위성을 통해 메탄 배출량을 측정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말 위성 웹사이트와 구글 어스 엔진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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