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서약과 각국 메탄 감축 정책 효과 조만간 가시화
기존 정책으로는 부족
파리협약 목표 달성하려면 ’30년까지 에너지부문 메탄 70% 감축해야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부문의 메탄 배출량이 1억2000만톤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다과 밝혔다. 에너지부문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주로 화석연료의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나온다.
에너지부문 외에 요리 등에 사용되는 바이오매스에서 1000만톤의 메탄이 배출됐다.
IEA는 14일 ‘글로벌 메탄 트래커(Global Methane Tracker)’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메탄을 가장 많이 내뿜는 10개국의 배출량이 8000만톤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배출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양이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IEA가 메탄 발생을 추적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메탄 배출량은 연간 약 1억3000만톤 수준을 유지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석유와 가스 생산국인 미국이 에너지부문에서 메탄을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였고 다음은 러시아와 중국 순이다. 중국은 석탄 생산과 사용에 따른 메탄 배출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표) 국가별 석유와 가스 생산에 따른 메탄 배출량과 메탄 집약도

인공위성을 통한 메탄 추적의 성과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인공위성의 정밀한 추적과 과학에 기반한 메탄 배출 데이터를 통해 카자흐스탄의 유정에서 500만톤의 메탄 유출을 확인하는 등 인공위성을 통한 메탄 유출 발견 실적이 2022년의 성과를 넘어섰다.
메탄은 난방이나 취사용으로 널리 쓰이는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 중 하나다. 석유나 가스, 석탄의 생산과 사용 과정에도 활화산에서도 발생하고 축산업도 메탄을 배출하는 주요 산업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짧지만 온난화 유발 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크다. 이산화탄소는 수백 년간 대기 중에 남아 있고 메탄은 20년 이상 대기 중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EA는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기온 상승분의 3분의 1은 메탄 탓으로 보고 있다.
올해 메탄 감축 활동 가속화
IEA는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로 한 파리협약의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부문의 메탄 배출량을 75%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가 위험스러운 수준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2030년까지 75% 감축이 필수적”이라며 “최근 몇 달 동안 나타난 (메탄 감축 노력의) 모멘텀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즉각적이고도 상당한 차이를 만들 것이라는 우리(IEA)의 분석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약속을 이행으로 전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0개에 가까운 나라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상당 폭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에서 메탄 감축을 위한 규제가 도입됐다. COP28에서 50개 석유기업이 ‘석유와 탄소 탈탄소헌장(Oil and Gas Decarbonizarion Charter)’에 가입하기도 했다. 메탄서약 가입국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열리는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구총회(COP29)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젠이 메탄서약에 가입했다.
메탄서약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0개국 이상이 서약에 가입했고 한국도 2021년 가입했다. 하지만 메탄 총배출량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 주요 메탄 배출국인 러시아는 아직 메탄서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약속한 정책이 적기에 모두 이행되면 2030년까지 화석연료의 생산과 사용을 통한 메탄 배출량의 5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아직 이런 약속이 모두 이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모두 이행되도 파리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75% 감축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석유회사나 각국 정부가 발표하는 메탄 배출량이 IEA의 측정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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