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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싸움에 인기모델 생산중단...전기차 수요둔화 '몸살' 언제 끝나나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4.11.01 14:49
  • 수정 2024.11.01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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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인기 전기 픽업트럭 F-15-라이트닝 생산 잠정 중단
제조사들,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 및 판매 목표 하향 잇달아
유럽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에 中은 유럽 투자 금지로 맞불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한 포드 대리점에 2024년 8월 21일 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이 판매용으로 전시되어 있다. AFP=연합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한 포드 대리점에 2024년 8월 21일 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이 판매용으로 전시되어 있다. AF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미국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가 인기 전기트럭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거나 아예 전기차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하려는 자동차 제조사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이 몰려드는 중국의 전기차로부터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자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하자 중국이 대응에 나서면서 두 지역 간 전기차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 인하 압박 속에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생산을 2025년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은 자동차 전문지인 ‘모터트렌드’가 지난해 ‘올해의 트럭’으로 선정할 만큼 주목을 받은 차량이나 전치가 시장에 부는 찬바람을 버텨내지 못했다. 수천 달러의 가격 인하도 판매 부진을 되돌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포드는 CBS 머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최적의 판매 성장과 수익성을 위해 생산을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올해 3분기 전기차 부문에서만 12억달러(약 1.65조원)의 손실을 보고했고, 올해 전체 손실은 약 50억달러(약 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드는 연초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비클(SUV) 개발 계획을 취소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스텔란티스, 토요타, 볼보, 포르쉐, 르노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대부분이 올해 전기차 모델 일부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판매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로모션(Rho Moti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나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판매 성장률이 1%에 불과했다. 반면 전통적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절충안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판매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탈리아-미국 기업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와 프랑스 기업 PSA 그룹의 합병으로 세워진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9월 순수 전기차 피아트 500의 생산을 4주 동안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도 2026년까지 전기차 생산 목표를 기존의 150만 대에서 100만 대로 낮췄고,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볼보도 2030년까지 전면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철회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계속 제공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 포르쉐는 7월 2030년까지 판매량의 80%를 순수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기존 목표를 하향 조정했고, 이보다 한 달 전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를 줄였다.

유럽과 중국, 전기차 관세로 갈등 고조

이런 상황에서 특히 심각한 전기차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은 29일 중국산 전기차에 향후 5년 동안 최대 45.3%라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중국이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올해 5월과 8월에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 뒤 취해진 조치다.

EU는 기존 10% 관세율에 더해 제조사에 따라 관세를 추가로 차등 부과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17.8%로 가장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지만 비야디(BYD)는 27%, 지리는 28.8%, 상하이 자동차그룹(SAIC)은 가장 높은 45.3%의 관세를 각각 적용받는다.

EU는 중국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당국의 재정 지원 덕분에 유럽 업체들보다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어 자국 자동차 제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맞서 중국은 자국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전기차 관세를 지지하는 EU 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사실상 무역 보복에 착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를 포함한 10개 EU 회원국은 지난달 실시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관세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독일을 포함한 5개 회원국은 반대했다. 12개 회원국은 기권했다.

로이터는 30일 비야디, 지리, SAIC 등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 10월 10일 상무부가 주최한 회의에서 관세안을 지지하는 유럽 국가에 공장 등 대규모 자산 투자 계획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유럽에 대한 일부 투자를 중단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은 중국 정부가 주요 시장에 대한 전기차 수출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해 EU와의 추후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지난 3년 동안 중국의 대 EU 전기차 수출은 급증하여 2020년 3만3371대에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 사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는 동안에는 48만5500대로 급증했다.

로이터가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를 사용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출된 전기차의 40% 이상이 유럽으로 향했다.

현재 비야디는 관세 부과 조치에 반대한 헝가리에 공장을 짓고 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 및 스페인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은 이번 투표에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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