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제휴'로 보유한 ㈜한화 지분 7.25%, 한화에너지에 넘겨 1520억 확보
호주 자회사 대여금 3900억 조기상환…"차입금 상환·재무건전성 제고"
최윤범의 '유증 승부수'는 금감원의 급제동으로 무산위기...'자충수' 될 수도
유증 통한 우호지분 확보 난망…경영권 향배 결국 주총서 의결권 표대결로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고려아연이 한화 지분 매각과 자회사 대여금 조기 상환을 통해 5420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지분 매수 경쟁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갚고,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실탄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화에너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543만6380주)를 주당 2만795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1520억원 규모다. 거래가격은 최근 30일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거래 종결일은 내달 9일이다.
양사는 이번 지분 거래가 상호 협의에 따른 것으로, 고려아연은 지분 매각을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한화에너지는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 강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또 이날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에 대여한 자금 약 3900억원(약 4억2600만 호주달러)의 조기 상환이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사회 결의로 결정됐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5월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가 호주 퀸즐랜드주에 건설 중인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인수하는 과정에 약 3900억원을 대여하면서 추후 대여금 상환과 함께 이를 채무보증으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한화 지분 매각과 대여금 상환을 통해 확보되는 약 5420억원의 자금을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한화 주식 매각과는 별개로 기존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주식에는 변동이 없다"며 "양사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비롯해 탄소 포집 시설 건설 및 구축 사업, 해상풍력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 풍력발전 사업, 광산 관련 자원개발 등 협업을 보다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6일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고려아연은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한 직후 예정가로 주당 67만원에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금융당국의 브레이크와 주식시장 내 싸늘한 여론 속에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날 지난달 30일 제출된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가 서로 모순되는 조치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기업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식 가치를 높이지만, 유통 물량을 늘리는 유증은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고려아연 유증 계획이 공시되자 고려아연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향배는 결국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싸움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영풍·MBK 측이 개최를 요구하는 임시주주총회는 이르면 다음 달 또는 내년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주총에서는 중간지대 주주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설득이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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