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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매수가 89만원 인상 승부수…영풍·MBK와 난타전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4.10.11 10:31
  • 수정 2024.10.11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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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도 17.5→20% 확대...자사주 매수에 총 3.7조원 투입
공개매수가 66만원→75만원→83만원→89만원으로 치솟아
MBK "부채 2.7조원 떠안아...소송 구제 등 가능한 모든 방법 강구"
최 회장 측,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도 3만→3만5000원 인상
고려아연 지분 1.85% 보유..의결권 3.7% 확보 효과 기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고려아연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11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하고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함께 진행하는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17.5%서 20%로 확대했다.

현재 영풍·MBK 연합측이 공개매수가로 83만원을 제시하고 추가로 매수가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이보다 6만원 높은 공개매수가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중인 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의 지분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양측이 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공개매수가가 66만원→75만원→83만원→89만원 등으로 치솟는 난타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고려아연은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공시에서 자기주식 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인상했다고 밝혔다. 또 매수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약 17.5%인 362만3075주에서 약 20%인 414만657주로 늘렸다. 이는 고려아연 편에서 전체 주식의 약 2.5%(51만7582주)를 매수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물량까지 더한 수치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약 3조6852억원으로 늘어났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유통 물량이 15% 안팎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지분의 36.2%를,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를 보유하고 있는데, 기보유 자기주식(2.4%), 장기보유를 지향하는 국민연금 지분(7.83%),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지분(5.9%)을 제외하면 유통 물량이 15% 안팎이라는 계산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사진=MBK파트너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사진=MBK파트너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가 주가가 66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지난 2일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 방침을 밝히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다시 매수가를 83만원으로 올렸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 날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 중요 승부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3만5000원으로 인상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가격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고, 영풍 측이 지분 1.85%를 손에 넣는 셈이 돼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영풍정밀이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승부처로 꼽히는 이유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을 최소 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풍정밀 주가가 2만원 이상으로 뛰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26일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고,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앞세워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25%)를 3만원에 공개매수하자 대차 3만원으로 매수가를 인상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매수가 인상을 논의했으나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공시를 통해 영풍정밀 매수가 인상 결정을 알렸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 회장 측이 지분 35.4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 "부채 2.7조원 떠안아...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대해 "고려아연이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BK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이고,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자기자본의 33%에 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MBK는 이어 "(고려아연의)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MBK는 "오는 14일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그 청약 수량에 관계 없이 MBK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다"며 "이번 공개매수에 단 1주만 청약이 들어오더라도 공개매수는 완료되고, 영풍과의 협약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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