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 대변인, 차기 집행위 규제 간소화 중심 업무 추진
여러 법률 동시 개정 위해 법안 발의할 수도 있어
ESG 투자연합 등 "규제 간소화가 규제 철폐 돼선 안 돼"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내달 출범하는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ESG규제를 간소화해 역내 산업계의 규제 이행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뉴스가 25일 EU집행위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집행위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차기 집행위 정책 방향과 관련, 정책의 중심은 규제 ‘간소화(Simplification)’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이행 부담을 줄이기 위한 중대한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라면서, 여러 법안을 동시에 개정할 수 있는 법안(옴니버스 개정안)을 발의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EU집행위는 유럽연합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정책 의제를 선정하고 각종 법률안을 입안한다. 현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은 지난 7월 재선에 성공했다. '폰 데어라이엔 2기’는 내달 1일 공식 출범해 5년 임기를 시작한다.
블룸버그는 차기 집행위가 집중적으로 논의할 대상에 EU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와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EU 택소노미 규정(Taxonomy Regulation)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EU 역내 기업과 산업계는 EU의 증가하는 환경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규제가 과도해 산업 경쟁력을 해친다고 반발해왔다. 일부 기업은 미국의 청정기술 산업 등에 대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등의 영향으로 미국으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였던 경제학자 마리오 드라기는 지난 9월 EU집행위 요청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유럽이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기술, 기후 책임, 독립적인 국제적 역할 중 일부 또는 전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EU가 생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려 '존재론적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첨단기술 규제완화 ▲탈탄소화 선도 ▲핵심 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 축소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EU가 미국,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선 EU 국내총생산(GDP)의 약 5%에 달하는 신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 내 투자기관들은 기업의 정보 공개와 투명성을 위해 집행위의 규제 간소화가 완전한 규제 철폐가 돼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유럽지속가능투자포럼(Eurosif)과 유럽펀드및자산관리협회(EFAMA)는 집행위가 기존 규정이 효력을 발휘할 시간을 줄 것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EU집행위 대변인은 현재 가장 시급한 목표 중 하나로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에 새로운 요구사항이 추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폰 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재집권 시 임기 시작 100일 안에 ‘청정산업딜(Clean Industrial Deal)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청정산업딜’은 EU의 기후변화 대응 및 경제성장 전략인 기존 ’EU 그린딜‘의 틀을 유지하면서 산업의 탈탄소화와 경제 성장, 산업 경쟁력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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