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탐지 솔루션기업 민이앤아이, '2024년 10대 횡령 뉴스' 발표
2위는 농협 과장보급 직원이 가짜 부동산 담보대출로 171억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2215억 횡령 사건 주범 징역 35년 형 확정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횡령탐지 솔루션기업 민이앤아이(대표 박기태, 금동준)는 19일 국내에서 일어난 횡령사건 중 수법과 피해규모 등에서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은 10건을 선정해 '2024년 10대 횡령 뉴스'를 발표했다. 횡령사고는 해당 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ESG평가에서 매우 큰 감점요인이다.
민이앤아이는 올해 횡령뉴스 1위로 우리은행 기업대출 177억 횡령 사건을 꼽았다. 지난 6월 우리은행 김해금융센터의 30대 대리급 직원이 미리 받아둔 고객기업의 인감도장으로 허위신청서를 작성하여 10개월간 총 177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횡령한 돈 대부분을 가상자산 투자에 탕진했다고 한다. 해당직원은 12월 12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횡령뉴스 2위는 지난 8월 농협 부동산 담보대출 171억 횡령 사건이다. 농협은행 명동지점에 근무하던 30대 과장보급 직원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부동산을 담보로 지인 명의를 도용해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하여 4년간 대출금 171억원을 횡령했다. 이 직원은 대출에 필요한 재직증명서 또는 등기부등본 등 일부 서류를 PDF 파일로 조작했다. 그는 은행에서 감사에 착수하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3위는 올해 1월 법원 공탁금 48억 횡령 사건이다. 부산지방법원에서 공탁업무를 담당하던 7급 공무원이 법원전산시스템상의 공탁금 지급 계좌를 자기 또는 가족 명의계좌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13개월간 공탁금 48억원을 횡령했다. 해당 직원은 횡령한 공탁금 중 37억을 파생상품 투자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진행 중이다.
4위는 3월 천안시청 청원경찰 17억 횡령 사건이다. 천안시청에서 토지보상업무를 담당하던 청원경찰이 등기부등본 등 공문서를 위조해 토지소유주가 아닌 제3자에게 토지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1년간 17억원을 횡령했다. 해당 직원은 횡령한 돈 대부분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했다.
5위는 11월 양평군청 공무원이 예산 8억을 횡령한 사건이다. 양평군청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회계관리시스템에 자기 명의 계좌번호를 입력하여 공사 용역비를 횡령하거나, 공과금을 다른 면사무소 계좌로 이체한 뒤 자기 계좌로 옮기는 방식으로 10개월간 총 8억원 상당의 군청 예산을 횡령했다. 횡령한 돈은 온라인 불법도박에 탕진했다. 해당 직원은 11월 29일 양평경찰서에 구속되어 현재 수사중이다.
6위는 8월 청주시청 공무원이 대학생 근로장려금 6억원을 횡령한 사건이다. 청주시청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방학기간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공근로 관련 예산을 자기 계좌로 빼돌리는 방식으로 7년간 6억원을 횡령했다.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채무를 갚거나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7위는 3월 노소영 씨의 비서가 저지른 21억 횡령 사건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개인 비서가 노 관장을 사칭해 자기통장으로 이체하도록 지시하거나, 노 관장의 신분증을 도용해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4년간 21억원을 횡령했다. 횡령한 돈은 대부분 생활비와 주식투자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10월 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8위는 11월 벌어진 경찰관들의 압수물 횡령 사건이다. 강남경찰서에서 압수물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경찰관이 도박판에서 압수한 현금 3억원을 압수물 보관창고에서 반출하여 선물투자했다. 용산경찰서에서는 강력팀 형사가 자신이 담당했던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압수한 현금 3억원을 빼돌린 다음 카드빚과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했다. 이 두 사람은 11월 11일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되어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9위는 경기단체들의 횡령 사건이다. 대한체육회의 이기흥 회장은 6300만원 상당의 마케팅 수익 물품을 지인 등에게 제공하거나, 1600만원 상당의 후원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경찰 내사 중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김택규 회장은 후원사와 협회 직원들 몰래 1억5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는 구두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공식 절차 없이 배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0위는 살인으로 끝난 횡령사건이다. 지난 5월 전남 장성군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30대 남성이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발각되자 이를 추궁하던 사장을 목졸라 살해했다. 그는 다음날 경찰에 신고해 사장이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사망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부검결과 타살흔적이 발견되면서 검거되었고, 11월 29일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민이앤아이는 올해 횡령사건은 ▲일반기업 뿐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비영리단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업, 기관을 대상으로 횡령 사고가 있었고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의 횡령이 발생하여 누적피해액이 커진 경우가 많았으며 ▲문서위조, 전산조작과 같은 지능적인 수법으로 횡령을 은폐한 경우도 빈발했고 ▲횡령한 자금은 대부분 주식, 도박, 가상자산 등 투기성 높은 거래에 탕진한 경우가 많아 범인을 검거해도 피해액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꼽았다.
이외에도 지난 4월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2215억 횡령 사건 주범에 대해 징역 35년형이 확정되었고 8월에는 경남은행의 3089억 횡령 사건 주범에게도 1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되는 등 대규모 횡령 사건들에 대한 중형 선고가 있었다점을 들었다.
또한 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원을 횡령한 뒤 필리핀으로 도주한 직원을 현지경찰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검거, 국내로 송환하고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하는 등 횡령사범을 끝까지 추적하여 검거하려는 수사기관의 노력과 횡령으로 얻은 이익을 출소 후에 누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돋보이는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민이앤아이는 "인기 연예인 박수홍 씨의 수입을 횡령한 친형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된 것을 계기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며 "이는 횡령 등 재산죄에 대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책해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이앤아이는 위와 같이 최근 빈발하고 있는 횡령의 심각성과 사회적 피해에 주목하여, 기업 및 공공기관의 횡령 의심 거래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갖추(GOTCHOO)’를 개발 중이다.
범죄학박사(동국대 겸임교수)인 민이앤아이의 박기태 대표는 “횡령 사고는 단순한 범죄를 넘어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내년 출시 예정인 횡령의심거래 탐지 소프트웨어 갖추(GOTCHOO)가 기업과 공공기관의 내부 통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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