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기후테크 투자 전년대비 14% 감소
'20-'23년 투자액 1위 전기차·배터리
'24년엔 에너지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투자 받아
AI 수요 증가에 따른 무탄소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가 요인으로 보여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지난해 에너지 스타트업 기업이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업체를 제치고 가장 많은 기후테크 벤처투자 자금을 조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친환경 시장 전문 리서치 업체인 사이트라인 클라이밋(Sightline Climate)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는 전반적으로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전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총 300억 달러(43조 6050억 원)에 달했으나, 2023년보다 14% 감소했다.
이는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어려운 기업 환경, 기업의 탄소 감축 약속 약화 등으로 인한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의 신중한 태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 규모는 축소되는 가운데 에너지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는 확대됐다. 에너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총 94억 달러에 달해 2023년보다 12% 증가했다. 특히 지열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전년대비 거의 3배 증가힌 5억 5800만 달러를 기록했고, 핵에너지 투자는 거의 2배 증가한 19억 달러에 달했다.
사이트라인 클라이밋은 이같은 에너지 스타트업의 강세가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른 무탄소 데이터 센터 전력 공급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에 반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기후테크 투자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했던 친환경 교통분야(전기차·배터리 제조)는 지난해 77억 달러를 조달받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대비 투자액이 3분의 1 이상 감소한 수치다. 사이트라인 클라이밋은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의 파산과 같은 눈에 띄는 실패 사례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에너지 분야가 2025년에도 뜨거운 투자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기업들이 에너지 데이터 센터를 제공하기 위해 지열과 핵분열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기로 약속했으며, 핵융합과 같은 보다 투기적인 기술에도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2021년 이후 전세계 기후테크 벤처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사이트라인 클라이밋은 “벤처 투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업계가 안정적 단계에 안착하면서 2023년에 기록한 급격한 자금 지원 감소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