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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사기’라는 트럼프, 기후테크 투자에 찬물 끼얹나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4.11.07 12:32
  • 수정 2024.11.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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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으로 기후변화 정책 큰 변화 불가피
IRA 폐지 나서면 기후테크 투자 더 위축 가능성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 위축 이미 수년째 진행중
전문가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지속” 기대

2024년 11월 6일 캘리포니아 라파예트의 엘 커톨라 대로 고가도로에 트럼프 깃발이 울타리에 걸려 있다. AP=연합뉴스
2024년 11월 6일 캘리포니아 라파예트의 엘 커톨라 대로 고가도로에 트럼프 깃발이 울타리에 걸려 있다. AP=연합뉴스

[ESG경제신문문=이진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투자 부진으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기후테크 기업들의 상황이 더욱 나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위협 속에서 기후테크가 갖는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투자가 위축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투자가 되살아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환경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이상 일단 이러한 기조는 기후테크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트럼프는 기후변화를 ‘사기(hoax)’라고 부르며 친환경 관련 분야 투자를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따라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기후테크 업계에는 적어도 긍정적인 재료는 아니다. 특히 기후테크 분야 투자가 계속해서 감소 추세라는 점에서 더욱 더 그렇다.

위축되는 기후테크 투자

최근 블룸버그NEF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테크 기업들은 올해 3분기에 공개 및 비공개 시장을 통해 약 103억달러(약 13.4조원)의 자본을 조달했는데, 올해 연간 자금 조달액은 지난해보다 약 50%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고금리와 고물가 환경 속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중동지역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가 이어지면서 최근 2년 연속 기후테크 투자가 둔화하는 기미를 보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이런 양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이처럼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기 시작하는 이유로 많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가장 자본 집약적인 하드웨어 중심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과거에 나온 적이 없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 투자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들었다.

기후테크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분야다. 재생 에너지, 에너지 저장, 탄소 포집, 전기차 등의 산업이 모두 포함된다.

기후테크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분에 주목을 받았다. 현재 미국에서만 이 분야에 뛰어든 기업 수는 8,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IRA가 지난 2년 동안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공장부터 대규모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새로운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면서 종사 기업 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더라도 트럼프가 어쨌든 기후테크 기업에 도움이 되는 IRA 폐지에 나설 가능성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우선 그가 내년 초 취임할 때까지 수십억 달러의 예산이 사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미사용 금액을 모두 회수하고 IRA의 세금 공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기후테크 투자에 찬물?

이는 기후테크 분야의 단기적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악재다.

전력회사가 전력망을 더욱 탄력적으로 만드는 데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 스파크미터(SparkMeter)의 댄 슈니처 CEO는 ‘패스트컴퍼니’에 “트럼프와 관련해서는 그가 무슨 일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트럼프 당선으로 기후테크 투자가 전반적으로 크게 줄어든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관망 기간이 있을 것이고, 이는 투자 자금 조달을 제한할 것이므로 유틸리티, 개발자, 기술기업에서 새로운 혁신에 대한 새로운 위험을 감수하려는 욕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이후 단기적으로 기후테크 투자가 위축될 수 있더라도 기후 변화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지속가능한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계속 인식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은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에서 배출 감축을 가능하게 하며,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은 향후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 기후테크는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관론 속에 낙관적 시각도 

이러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벤처캐피털 회사인 클린에너지벤처스(Clean Energy Ventures)의 상무이사인 데이비드 밀러는 “세계 경제에서 기후테크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백악관 주인이 누구건 상관없이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낙관적”이라며 “8년 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은 이 분야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술 전문지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도 6일 ‘트럼프 승리는 기후발전에 비극적 손실’이라는 기사에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그동안 기울였던 기후변화 노력이 후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면서도 기후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매체는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기차가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입증된 이상 민간 업계는 기후테크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 계속 투자하고 사업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또한 연구자들은 에너지, 식량, 상품을 더 깨끗하고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백악관 주인이 누구건 상관없이 기술 발전은 이루어질 수 있다”며 아직 기후테크 분야 투자 위축을 걱정해야 할 때가 아님을 시사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기후테크는 2050년까지 전 세계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솔루션을 확장하고 제공하려면 기후 기술테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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