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1만 여개 부적합 디젤엔진 판매...2.3조원 보상
배기가스 및 연비 데이터 조작해 미국 판매 승인 확보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일본 토요타그룹의 상용차와 대형엔진 제조 자회사 히노 자동차(Hino Motors)가 미국에서 판매한 자사의 대형 디젤엔진에 대한 배출량 조작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과 보상금 등을 포함한 16억 달러(2조 3300억원)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법무부는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히노가 지난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배출량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11만 대 이상의 디젤 엔진을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히노는 엔진 배기가스 테스트 및 연비 데이터를 조작해 부적합 엔진을 미국에 수입∙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당국의 승인을 확보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부적합 엔진은 미국 전역에서 히노가 제조 및 판매한 중대형 트럭에 장착됐다.
회사는 미국 법무부와 캘리포니아주, 환경보호국(EPA) 등에 민형사상 책임에 따른 벌금과 보상금 등 총 16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를 최종 확정하려면 미시간 동부 연방지방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법무부의 환경 및 천연자원 담당국 토드 김 차관보는 “히노는 엔진이 미국에서 인증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요건을 알고 있었으나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수년간 데이터를 위조했다"며 이는 "엄청난 양의 대기 오염으로 이어졌으며, 미국의 환경 및 소비자 보호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밝혔다.
히노의 부적합 엔진에 대한 조사는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가 히노의 인증 신청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배출량 데이터의 불일치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CARB는 미국 EPA와 추가 점검을 진행해 히노의 2010-2019년식 중대형 트럭 엔진에서 미승인 보조 배출 제어 장치를 발견했다. 엔진은 연방 및 주 기준을 초과하는 대기 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히노의 이번 합의엔 규제 위반으로 인한 초과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1억 5500만 달러 규모의 프로그램과 2017-2019년식 대형 트럭 엔진에 대한 1억만 달러 규모의 리콜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5년간 히노 디젤 엔진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고 포괄적인 규제 준수 및 윤리 프로그램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히노의 오기소 사토시 사장 겸 CEO는 이번 합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 전반에 걸친 개혁을 시행했으며 기업 내부 문화와 감독 체계, 준법 관행에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히노는 지난 2022년 일본 내 배출가스 및 연비를 조작한 상용차를 팔아온 것으로 드러나 문제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 대한 리콜 명령을 일본 국토교통성으로부터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