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위기설에 CFO가 직접 실적 설명 나서
자사주 3조원 매입 89% 완료…"밸류업 계획 노력"

[ESG경제신문=김도산 기자] 삼성전자가 혁신 역량 후퇴와 지속가능성 위기설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투자자들을 향해 “(현 상황을) 곧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31일 외국인들이 1300만주 이상 순매도 하면서 5만2400원까지 다시 밀렸다.
박순철 삼성전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31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이날 외국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실적 콘퍼런스콜에 앞서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 현재 경영 현황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으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인 박 부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새 '곳간지기'를 맡았으며, 이날 처음으로 실적 콘퍼런스콜에 나섰다. 삼성전자 실적 콘퍼런스콜에 CFO가 직접 나서서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각 사업 특성상 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른 변동성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성장 역사를 보면 항상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성장해 왔다"며 "지금의 이슈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의 기회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주주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약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으며, 이후 자사주 3조원 취득·소각 작업을 진행해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89.3%씩 매입을 완료했다.
박 부사장은 이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항상 최우선에 두고 2024년 초 3개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 환원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며 "최근 당사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이사회와 경영진 간 신중한 논의를 통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고, 우선적으로 3개월간 3조원의 자사주를 취득 및 소각할 계획"이라며 "나머지 7조원에 대한 실행 시기와 방법은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방안을 지속 검토해 차후 구체화하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회사와 경영진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계획에 대한 높은 관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2025년에도 불확실한 업황 지속이 예상되지만, 이른 시일 내에 회사의 성장 계획과 수익성 제고 방안 등을 포함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투자자도 회사의 이러한 노력을 믿고 지지해달라"며 "앞으로도 CFO로서 투자자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회사에 대한 신뢰를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