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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자들, 기후리스크 인식 높지만 기후투자는 소극적

  • 기자명 김연지 기자
  • 입력 2025.07.17 13:45
  • 수정 2025.07.1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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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 2878조 원 규모 18개 국내 대형 유력 기관투자자 대상 평가
투자자 78%, 기후변화의 재무적 중요성 인식...아시아 평균 수준
기업 관여·기후 투자·정책 옹호 부문 모두 아시아 평균에 못미쳐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국내 유력 기관투자자들이 기후리스크 및 기회를 인식하는 수준은 높지만, 포트폴리오 탈탄소화 및 기후솔루션 투자를 위한 향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 기후변화 투자자 그룹(Asia Investor Group on Climate Change, AIGCC)은 지난 15일 ‘2025 아시아 투자자의 기후 전환 현황’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AIGCC는 2878조 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18개 국내 대형 유력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평가했으며, 보고서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30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도 수록돼 있다. 

AIGCC의 연구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아시아 평균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나, 기후 영향에 크게 노출된 아시아 투자자 특성을 감안할 때, 기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보다 단호한 대응이 요구된다. 

기후 거버넌스 및 공시 부문, 아시아 평균과 유사한 수준

AIGCC는 특히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기후 거버넌스 및 공시 부문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GCC는 “이 부문에서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아시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금융 부문이 발달한 선진 시장으로서 예상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기후 리스크 및 기회 인식 부문에서 한국 투자자의 78%가 기후변화의 재무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아시아 평균은 75%였다. 더불어 67%의 한국 투자자가 기후 요소를 투자 정책에 통합했으며 아시아 평균인 66%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44%의 한국 투자자(아시아 평균: 43%)가 포트폴리오 물리적 리스크 평가 결과를 공시하고 있으나, 리스크에 대한 회복력 강화 및 적응 조치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ISSB/TCFD 관련 국제 공시 기준 준수 부문에 있어서는 50%의 한국 투자자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이는 아시아 평균인 3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기업 관여 및 기후 투자, 정책 옹호 부문에선 소극적

한편, AIGCC는 한국 투자자가 향후 기후 전환 여정에서 우선시해야 할 주요 분야로 기업 관여, 기후 투자, 정책 옹호를 지목했다. 

AIGCC는 “한국의 ‘기후 투자’ 부문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아직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후 목표에 부합하는 자본 배분, ‘기후 정책 옹호’, ‘기후 기업 관여’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지속 가능하고 저탄소 배출 구조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의 재무적 이익을 최적화하기 위한 관점에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기업 관여, 기후 투자, 정책 옹호 부문에서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아시아 평균에 못미치는 수준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기후 전환 계획 부문에서 한국 투자자의 단 23%만이 포트폴리오 탈탄소화 및 기후 솔루션 투자를 위한 향후 계획을 수립한 상태로 아시아 평균인 35%를 밑돌았다. 

단기 기후 목표의 경우 2030년 또는 2035년과 같은 단기 배출 감축 목표를 수립한 한국 투자자(아시아 평균: 36%)는 22%에 불과했다. 고탄소 부문(화석연료 등) 또는 자연·산림 파괴 관련 내부 정책이 부재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보고서가 조사한 18개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아직 화석연료 또는 기타 고배출 산업에 대한 정책이나 접근법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기후 책무성과 기업 관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한국 투자자들은 기후 관여 목표를 공시하는 등 충분한 책무성과 능동적 주주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더불어 기후 정책에 대한 투명성과 및 지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기후 정책 옹호를 수익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주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공개적 지지나 참여 사실을 아직 공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AIGCC의 레베카 미쿨라-라이트(Rebecca Mikula-Wright) 대표는 “기후 리스크의 재무적 중요성을 인식하는 한국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한국의 저탄소 경제 전환에는 민간 자본이 필수적이고 특히 AIGCC와 같은 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자 의견이 정책 결정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정부와의 열린 소통 채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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