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부간 협상위원회' 2차회담 프랑스 파리서 개최
2040년까지 구속력있는 국제플라스틱조약 마련 목표
플라스틱 정화 및 사용금지 범위 두고 열띤 논쟁 예상

[ESG경제=이진원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조약을 마련하고자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 ‘정부간 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회담이 29일 열렸다. 어떤 합의가 나올지 국제적 관심이 쏠린다.
이번 2차 회담은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사에서 5월29일부터 6월2일까지 열린다. 1차 회담은 지난해 11월28일부터 12월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회담은 내년 말까지 총 5차례 열릴 예정이다. 이번 2차 회담에는 200개 가까운 나라의 2000명 넘는 정부 관계자와 옵서버 등이 참석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회담에서는 전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정화에만 초점을 맞춰 합의 조약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더 나아가 잠재적으로 유해한 플라스틱성 소재 폴리머(polymer·중합체) 제품 성분의 제조를 제한하거나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시행하는 데까지 나아갈 것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의 생산국이자 사용국에 속하는 미국은 첫 번째 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이 끝나면 협약 초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 마련 여부 관심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환경보호단체 해양보전협회(Ocean Conservancy)의 안자 브랜든(Anja Brandon) 활동가는 블룸버그에 "이번에 나오는 협약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협약의 첫 번째 실질적 초안이 될 것이다. 다른 대화와 협상의 토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해양 포유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명 '고스트 기어(ghost gear · 아무런 조치 없이 바다에 버려져 환경에 해를 끼치는 어업 장비)' 규제를 초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해양보전협회는 로비 활동 중이다.
유엔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미래의 표준과 관행을 암시했다. 예를 들어, 생산자책임재활용제(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에 따라 제조업체가 플라스틱 제품의 수명이 다한 폐기 비용을 재정적으로 책임진다든가, 되도록 테이크아웃 용기 같은 플라스틱을 유기농 소재로 대체하도록 만들겠다든가 하는 식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생산자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단, 이때 드는 비용이 문제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플라스틱 의존도를 낮추고 나머지 자원을 적절히 재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연간 650억 달러(약 86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4.3억 톤의 플라스틱 생산...폐기물 급증 추세
이번 회담에서 특정 화학물질의 제조를 금지하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미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또다른 환경단체 퓨트러스트(Pew Trust)의 해양 플라스틱 방지 프로젝트 책임자 위니 라우(Winnie Lau)는 합의문 초안에서 타이어 분진 같은 문제가 다루어지길 원했다. 최근 타이어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태평양 북서부의 연어 폐사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라우는 블룸버그에 ”일부 폴리머 사용이 금지되고 향후 화학물질을 평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마련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틱이 인간과 환경에 미칠 영향에 관한 우리의 이해 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4월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인류는 매년 4억3000만 톤이상의 플라스틱을 쏟아낸다. 이 중 3분의 2는 수명이 짧아 곧바로 폐기물이 되어 바다를 채우면서 인간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2060년까지 지금보다 3배 가까이로 증가하는데 그 중 절반은 매립되고, 재활용 비율은 5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