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13일 간 41% 상승 후 주춤...시총 307조원 늘어
상대강도지수(RSI) 기준, 2년 만에 최고 과(過)매수 상태 진입

[ESG경제=이승훈 기자]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13일 연속 급등하자 ‘과(過)매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강한 랠리를 이어간 후 이틀 연속 하락한 것도 이런 ‘과매수’ 부담 때문이란 분석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14일과 15일(현지시간) 각각 0.74%와 0.35%씩 하락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3일이란 짧은 기간 무려 41%가 급등했다. 이는 2021년 11일 연속 오른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같은 급등세로 인해 시가총액이 24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07조원 불어났다는 것이다.
참고로 16일 기준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30조원, 2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약 137조원 정도다. 3위인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86조원, 4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55조원을 약간 넘는다. 5위 LG화학은 51조원 정도다.
즉, 13일 동안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서 늘어난 시가총액이 한국 기업 시가총액 2위부터 5위까지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수준(329조 원)에 육박한 셈이다.

상대강도지수 기준으로 '극단적 과매수' 상태
블룸버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테슬라의 주가가 상당한 변동을 보였지만 시가총액이 이처럼 단기간 내 불어난 전례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금융분석기업 팩트셋에 따르면 주식이나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과매도나 과매수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지표인 ‘상대강도지수(Relative Strength Index)’는 테슬라 주가가 13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던 14일 88.46까지 올랐다가 주가 하락과 더불어 86 부근으로 떨어졌다. 88.46은 2021년 11월 1일 역대 최고인 94.20을 찍은 이후 최고치다.
보통 RSI가 70을 넘어서면 기술적으로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데 테슬라의 RSI는 5월 30일부터 70을 돌파했다. 물론 RSI가 70을 넘었다는 게 주가 랠리가 끝났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월가 전문가들 중에는 RSI가 70을 넘는 걸 ‘기본적인 강세 추세’가 연장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간주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주가만큼이나 RSI도 단기간에 급하게 올랐다는 점이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15일 ‘테슬라 주가, 근 2년 만에 가장 과매수 상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RSI가 최근 ‘극단적인(extreme)’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역사적으로 이런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가 2021년 11월 4일 사상 최고인 409.97달러까지 올라서 마감됐을 때 RSI는 10월 14일 70을 돌파한 후 10월 18일 80, 10월 25일 다시 90까지 오르는 동안 테슬라 주가도 계속 올랐으나 오름세는 오래가지 못하고 이후 6주 동안 27% 급락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인 2020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20년 2월 4일 테슬라의 주가가 한 달 만에 두 배 상승하면서 당시 액면 분할 후 최고치인 54.14달러까지 올랐을 때 RSI가 93.06까지 치솟았는데, 이후 다음 날 주가는 17.2% 폭락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SI가 단기 급등했다는 점을 집중 보도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약세 신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담 조나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는 14일 블룸버그에 "시장은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라기보다는 인공지능(AI) 회사로 인식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최근 테슬라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투자자가 자동차·하드웨어 모델이라는 한계를 넘어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 왜 이토록 급등했나
테슬라의 주가가 13일 동안 랠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여러 호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때문이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설비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테슬라의 충전 방식과 호환되는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지난달 25일 미 전역의 테슬라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한 데 이어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 8일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것들이 테슬라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의 충정기 연결방식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가 기존의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를 대체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이다.
이 밖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에서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Y’에 이어 ‘모델3’까지 IRA에 따른 7500달러(약 960만 원)의 보조금을 전액 지원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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