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3.3%…2017년 21% 최고 찍은 후 지속적 하락
수출입서 멕시코·캐나다에 밀려…"기업들은 디리스크 모색"

[ESG경제=김강국 기자]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는 미국과 중국이 교역에 있어 ‘결별(de-coupling) 수순’에 접어드는 모습이 확연하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made in china)’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비중이 최근 20년 사이 최저치가 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바이어들이 컴퓨터 칩, 스마트폰, 의류 등의 구입처로 중국 대신 멕시코, 유럽, 아시아 기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상반기 미국의 상품 수입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3%에 그쳤는데, 이는 연간 최고치였던 2017년의 21.6%에 비해 3분의 2 수준에도 미달한다. 특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2년 후인 2003년의 12.1%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다.
미국의 대중 수입 감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다양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기업들은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심화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첨단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에 대한 미국 자본의 대중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인도, 태국, 베트남 등 다른 국가로 생산 기지를 옮기면서 중국 제품의 수입이 줄어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예컨대,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을 등에 업은 멕시코는 미국에 대한 제품 공급 기지로 급부상했다. 달러 기준으로 수출입을 더한 교역량을 보면 멕시코는 미국의 1위 교역 상대국이 됐고. 캐나다가 2위이며 중국은 3위로 밀려났다. 올 상반기 미국의 전체 무역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멕시코 15.7%, 캐나다 15.4%, 중국 10.9% 순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본 선임 연구원은 WSJ에 "기업들은 무역과 기술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디리스크(de-risk·위험 제거)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