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스타, "부진 주요인은 고금리" 분석
태양광 관련 기업 2분기 실적 대부분 부진
원전 관련주에 투자한 편드는 수익률 높아
기후펀드는 타 ESG펀드보다 회복력 강해

[ESG경제=이신형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과 주요국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면서 태양광 모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기후 펀드 수익률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 평가회사 모닝스타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후 펀드 수익률 부진 요인을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 역사상 가장 지출 규모가 큰 기후 관련 법이다. 3700억 달러(약 495조원)을 투입해 상업용 태양광 발전과 가정용 태양광 모듈 설치, 풍력 발전, 전기차 구매 등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히트펌프 구매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악관은 IRA를 통해 2030년까지 9500만개의 태양광 패널과 12만개의 풍력발전용 윈드터빈, 2300개의 전력망 대응 배터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모듈 수요가 급증하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5300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용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필요한 태양광 발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태양광 모듈 수요 급증에도 고금리가 기후 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고금리가 가정용 태양광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태양광 관련 기업의 기업가치도 하락시켰다. 모듈 생산 설비 증설로 생산이 늘어나면서 모듈 가격도 하락했다. 지난 4월 도입된 캘리포니아주의 태양광 관련 새로운 규정도 태양광 모듈 수요를 위축시켰다.
이런 가운데 태양광 업체의 3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솔라에지(SolarEdge)의 3분기 매출은 8% 하락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청정에너지 업체 선런(Sunrun)의 7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분의 1이 감소했고 애널리스트들은 선런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8월에도 기후 펀드 수익률 하락세 지속
모닝스타가 추적한 미국의 대형 기후 펀드 수익률은 8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가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증시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은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전체가 7월 말 이후 2.2% 하락한 데 비해 대형 기후 펀드 중 하나인 인베스코 솔라 ETF(Invesco Solar ETF)는 10% 가까이 급락했다. 모닝스타가 추적한 대형 기후 펀드는 저탄소 펀드와 녹색채권 펀드, 기후솔루션 펀드, 청정에너지기술 펀드, 기후 컨셔스(conscious) 펀드 등을 망라한다.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펀드는 빅토리 글로벌 에너지전환(Victory Global Energy Transition) 펀드였다. 세일링스톤 캐피탈(Sailingstone Capital)의 켄 세틀스 펀드매니저에 따르면 이 펀드는 태양광 기업이 아니라 에너지 스토리지와 원자력과 같은 전통적인 무탄소 전력 기업, 블루수소나 탄소포집과 연계된 천연가스 기업에 초점을 맞추었다며 원전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토리 글로벌 에너지전환 펀드가 가장 많이 편입한 종목은 우라늄 생산업체인 카메코(Cameco)다.
세틀스 펀드매니저는 “(에너지 전환에) 원자력과 풍력, 태양광이 필요하고 탄소포집과 연계된 천연가스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석탄과 석유를 제외한 모든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이야 말로 “탈탄소 전환으로부터 리스크를 낮추면서 이득을 얻는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상당한 투자 기회 열릴 전망...리스크 관리는 필요
모닝스타는 기후 펀드에 대한 상당한 투자 기회가 열릴 전망이지만, 이런 테마 펀드 투자 시 지난해 기후 펀드 수익률이 보여준 것처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테마 펀드는 종종 시장수익률과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투자자들은 재생에너지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활동의 중요성을 점점 더 분명하게 인식하게 됐으나, 수급 상황과 같은 시자으이 고전적인 역학관계가 이런 펀드에도 여전히 적용된다.
다만 기후 펀드는 일반 ESG펀드보다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인다. 모닝스타의 알리사 스탄키위츠 지속가능성 리서치담당 부사장은 “ESG는 투자 전략으로 최근 몇 년간 빛을 잃었지만, 투자자들은 기후변화 대응이나 다양성과 같은 테마가 앞으로 몇 년간 시장을 변화시킬 지속가능성 투자의 테마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IRA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미 대대적인 혁신을 촉발시켰다며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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